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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14년 집권’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사임...남미 고질적 정치 불안감 심화

‘서민의 대부’, ‘볼리비아의 체 게바라’라 불리던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14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부정선거 논란에 따른 불명예 퇴진이다.

10일(현지 시각) 볼리비아 유력 일간지 엘 데베르는 모랄레스 대통령이 의회에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볼리비아 전역에서는 지난달 20일 대통령 선거를 치른 이후 3주째 반(反) 정부 시위가 이어졌다. 시위 진압 과정에서 나온 사망자만 최소 3명. 9일에는 볼리비아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 산타크루즈와 세번째로 큰 도시 코차밤바 경찰들까지 ‘우리를 정치적 도구로 삼지 말라’고 항명하며 시위에 동참했고, 사임 직전에는 대통령 경호대마저 시위대로 전향했다.

볼리비아 수도 라파스 지역지 엘 디아리오는 "대통령 명령에 불복하는 경찰들이 전국 단위로 늘어나고, 군(軍) 총사령관마저 ‘군은 국민들을 억압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자 모랄레스 대통령이 사임 기자 회견을 갖기로 마음을 굳혔다"고 전했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지난 8일 라 파스 대통령궁에서 광산 노동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지난 8일 라 파스 대통령궁에서 광산 노동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모랄레스 대통령은 스페인 식민지가 대다수인 남미에서 사상 처음으로 나온 원주민 출신 대통령이다. 코카잎을 재배하던 원주민 농민 가정에서 성장한 그는 고교를 중퇴한 뒤 목동, 벽돌공, 순회악단의 트럼펫 연주자로 먹고살았다.

정치권 입문은 24세 때 농민·빈곤층 권익운동에 투신하면서 시작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이를 기반으로 36세 때인 1995년 현 집권당인 '사회주의운동'을 창당했고, 이후 농촌과 저개발 지역에서 폭발적인 지지를 얻으며 정치 입문 10년 만인 2005년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이후 14년간 ‘가스 머니’에 기반한 막강한 사회복지 정책과 반미(反美) 노선을 내세워 남미 강경 좌파 정권에서 굳건한 한 축을 이뤄왔다.

하지만 권력에 대한 집착이 화근이 됐다. 그는 재임 기간 두 차례 개헌(改憲)을 통해 대통령 단임제를 중임제로 바꾸고, 3선까지 집권이 가능하도록 바꿨다. 이런 그를 두고 서구 언론과 야권이 ‘선출된 독재자’라는 비판을 쏟아냈지만, 모랄레스 대통령은 이에 그치지 않고 2014년 3선에 성공한 뒤 4연임을 위한 헌법개정안까지 발의했다.

이 개헌안이 2016년 국민투표에서 51 대 49로 부결되자, 이번에는 헌법재판소를 동원해 연임 조항을 ‘위헌’으로 만들며 기어이 4선에 도전했다. 그 결과 올해 4선에 성공하는 듯 보였지만, 개표 부정 논란과 반정부 시위를 불러 일으키며 본인 스스로 대통령 자리에서 내려와야 하는 처지가 됐다.

남미 전역에서는 최근 몇달 동안 정치적 불안감이 심해지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4년 만에 다시 좌파 정부로 회귀하면서 경제 위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남미 최대 국가 브라질에서는 '남미 좌파의 아이콘'이자 브라질 노동자들의 영웅으로 꼽히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이 수감 1년 7개월 만에 석방되면서 퇴조 기미를 보이던 ‘핑크 타이드(pink tide:온건 사회주의 좌파)’가 다시 득세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남미에서 가장 부국으로 손꼽히는 칠레는 지하철 요금인상으로 인한 시위 불길이 거세지면서 지난달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에콰도르 역시 연료 보조금 폐지로 비상사태.

뉴욕타임즈(NYT)는 "모랄레스 퇴진은 남미를 최근 몇 달 간 뒤흔들고 있는 정치적 불안에 획을 긋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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