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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살 고양이 ‘대학 보내기 프로젝트’…홍조는 묘르신

[애니멀피플]
웹툰 ‘홍조일기’ 5년 만에 후속작 ‘홍조는 묘르신’ 출간
나이 든 고양이와 사는 집사의 행복과 애틋함 담아

웹툰 ‘홍조일기’에서 ‘선비 냥이’로 사랑받은 턱시도 고양이 ‘홍조’가 16살이 되어 돌아왔다. 신간 ‘홍조는 묘르신’ 중 ‘강해진 집사와 고양이’ 에피소드. 야옹서가 제공

웹툰 ‘홍조일기’에서 ‘선비 냥이’로 사랑받은 턱시도 고양이 ‘홍조’가 16살이 되어 돌아왔다. 신간 ‘홍조는 묘르신’ 중 ‘강해진 집사와 고양이’ 에피소드. 야옹서가 제공

“홍조의 이웃도 이모도 아니건만 홍조의 삶을 두근대며 지켜보기를 어언 6년. 어느새 홍조가 묘르신이 되었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다.” (김겨울 작가)
‘홍조는 묘르신’. 야옹서가 제공

‘홍조는 묘르신’. 야옹서가 제공

집사의 마음은 매한가지일 것이다. 함께 사는 동물이 오랫동안 건강히 옆에 머무르는 것. 고양이는 열 살을 넘기면 흔히 노묘라고 불리지만, 고양이 집사들은 고양이 ‘묘’자에 어르신을 더해 ‘묘르신’이라 부른다. 어르신 모시듯 잘 돌보겠다는 마음을 담은 것이다. ‘선비 냥이’ 캐릭터로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턱시도 고양이 ‘홍조’가 16살 묘르신으로 돌아왔다. 다섯살 때 파양된 홍조를 가족으로 맞아 고양이와의 일상을 만화로 그려온 민정원 작가가 2017년 ‘홍조일기’ 이후 6년 만에 두 번째 단행본 ‘홍조는 묘르신’을 펴냈다. 고양이의 미묘한 습성과 표정, 엉뚱한 행동까지 섬세하게 담아내 인기를 모았던 전작과 같이 후속편 또한 집사의 깨알 같은 관찰이 녹아있다. 다만 그 사이 6살이나 더 먹은 홍조는 몸무게가 1㎏나 줄어 홀쭉해지고 꼬박꼬박 약을 챙겨 먹어야 하는 노묘가 됐다. 여전히 밤만 되면 온 집안을 우다다 뛰어다니고, 엄청난 수다쟁이에 집사만을 바라보는 어린아이 같은 모습이지만 이제 병원행이 잦아지고 신장관리를 위해 집에서 피하수액 처치를 받아야 할 나이가 된 것이다. 작가의 홍조 장수 프로젝트 일명 ‘대학 보내기 프로젝트’는 때론 웃프고 때로는 애틋하다. 대학 입학 나이인 20살까지 장수하는 것을 목표로 각종 노력을 기울이는 집사의 모습은 반려생활의 고단함과 기쁨, 언젠가 찾아올 이별의 순간을 떠올리게 한다.
작가의 홍조 장수 프로젝트 일명 ‘대학 보내기 프로젝트’는 때론 웃프고 때로는 애틋하다. 야옹서가 제공

작가의 홍조 장수 프로젝트 일명 ‘대학 보내기 프로젝트’는 때론 웃프고 때로는 애틋하다. 야옹서가 제공

나이 때문에 더이상 마취 스케일링을 할 수 없어 치석제거제를 썼을 때, 저 멀리 뛰어가 침을 뱉는(침을 흘리는 게 아니다) 홍조 모습에 폭소가 터지면서도 갑작스런 변비로 직접 변을 제거하고 다급하게 병원을 찾아야 했던 ‘동군영 사건’에서는 가슴을 쓸어 내리게 된다. ‘엄지손톱을 보면 울게 되겠지’ 편에서는 홍조에게 약을 먹이다 상처를 낼까봐 오른쪽 손톱만 짧게 자르는 작가의 모습이 등장한다. “약을 먹이지 않아도 되는 날, 서로 다른 손톱 길이를 바라보며 웃다가도 많이 울게 될 것 같다”는 작가의 독백은 읽는 이의 마음까지 찌르르하게 울리고 만다.
노묘와의 생활을 다루었다고 해서 무거운 이야기만 가득한 것은 아니다. 게살 간식을 위해 이족 보행 중인 홍조와 의외로 편한지 ‘앉서 있기’를 유지 중인 홍조. 야옹서가 제공

노묘와의 생활을 다루었다고 해서 무거운 이야기만 가득한 것은 아니다. 게살 간식을 위해 이족 보행 중인 홍조와 의외로 편한지 ‘앉서 있기’를 유지 중인 홍조. 야옹서가 제공

노묘와의 생활을 다루었다고 해서 무거운 이야기만 가득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집사가 아플 땐 먼저 와서 위로하고, 새로운 집에도 거뜬히 적응하는 중후한 매력뿐 아니라 자잘한 사고로 집안을 어지르는 귀엽고 유쾌한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번 책은 앞선 ‘홍조일기’ 수록 편수의 2배에 달하는 157편의 에피소드가 담겼다. 일반 만화책 2권 분량과 맞먹는 두툼한 분량을 자랑한다. 턱시도 길고양이와 샴고양이 엄마에게 태어나 독특한 초콜릿색 턱시도를 지닌 홍조의 매력적인 모습을 담은 실사와 작가가 로맨스 판타지를 패러디 해 만들어 낸 외전 ‘홍조는 공작님’은 홍조를 사랑하는 ‘랜선 이모’들에겐 선물 같은 페이지가 될 것 같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