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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2010년대 한국 출판계 역사 358개의 키워드에 담다


첫머리에 실린 내용 일부를 옮기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요즘 출판계엔 ‘1무 9패의 논리’가 작동하고 있다. 신간 10권 가운데 초판을 소진하는 책이 1권밖에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출판사 숫자나 신간 출간 규모만 놓고 따지자면, 출판 시장의 성장세가 뚜렷하다고 오해하기 쉽다. 2010년 3만5626곳이던 출판사는 지난해 기준 5만9306곳으로 늘었고, 신간 발행 종수는 같은 기간 4만291종에서 8만1890종으로 증가했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소장은 이런 현상을 전하면서 “다산다사(多産多死)의 시스템이 강화되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지난 10년간 한국의 출판계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졌던가.

‘한국 출판계 키워드 2010-2019’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2010년대 한국 출판시장의 역사를 일별한 책이다. 격주로 발간되는 출판전문지 ‘기획회의’는 매년 연말이 가까워지면 그해 출판 시장의 변화상을 키워드 30~50개로 정리해 발표해왔는데, 책은 기획회의가 지난 10년간 벌인 이 작업을 갈무리한 작품이다. 출판 시장이 중심에 놓여 있지만 책을 읽으면 다사다난했던 한국 사회의 지난 10년을 복기하게 된다. 이런 책이 흔히 그렇듯 통독하기보다는 가까이에 두고 궁금증이 생길 때마다 사전처럼 이용하는 게 유용할 만한 신간이다.

책에는 “2010년대 출판의 역사를 키워드라는 임팩트가 강한 앵글로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적혀 있는데 실제로 그렇다. 책에 담긴 키워드는 무려 358개. 출판인 기자 작가 등이 필진으로 참여했다. 그간 어떤 책이 주목을 받았고, 베스트셀러에 등극한 작품을 통해 엿볼 수 있는 시대상은 무엇이며, 책이 한국 사회에 끼친 영향은 어땠는지 살필 수 있다.

챕터는 연도별로 각각 구성돼 있다. 들머리에는 그해의 출판 트렌드를 규정한 단어가 등장한다. ‘자기 구원’(2010) ‘위로와 공감’(2011) ‘노마드의 이중고뇌’(2012)…. 책을 읽으면 왜 이런 키워드가 당시를 대표하는지 확인하게 된다. 덧붙이자면 올해의 키워드는 ‘주류가 된 장르’다. 하위문화나 B급 문화로만 여겨지던 서브컬처가 문화계의 주도권을 쥐었다는 의미인데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 적지 않다. ‘한국 출판계 키워드 2010-2019’는 별것 아닌 책처럼 여겨질 수 있지만 우직하게 한길만 매진한 사람들만이 펴낼 수 있는 귀한 신간이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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