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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청소도, 빨래도, 집밥도 내가 부르면 온다

<앵커>

권애리 기자의 친절한 경제 시작합니다. 권 기자, 이제는 사실 휴대전화 앱으로 못 하는 게 없는 세상이 됐는데 이게 단순히 예전에 전화로 하던 걸 앱으로 좀 더 손쉽게 하는 게 아니라, 산업 구조 자체를 바꿔놓고 있어요?

<기자>

네. 일단 가장 최근에 화제가 되고 있는 서비스 앱이라고 하면 배달 앱이겠죠. 우리나라 사람들이 배달 앱에 쓰는 돈이 연간 3조 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합니다,

그런데 배달 앱은 배달이란 노동을 따로 떼내서 맡김으로써 집에서 외식할 수 있게 해주는, 말하자면 요리라는 가사노동을 넘기는 앱이라고도 할 수 있잖아요.

올해 특히 주목되기 시작한 다른 서비스 앱들도 가사 노동입니다. 집안일, 여러 가지 가사 노동을 조각조각 따로 떼내서 맡기는 플랫폼 집안일 앱들이 빠르게 확장하고 있습니다.

친절한 경제에서도 올해 초에 한 번 소개를 해드렸는데요, 그동안 얼마나 규모가 더 커졌는지 알 수 있는 데이터가 나왔습니다.

현대카드가 2년 전이랑 올해를 비교했습니다. 외부인을 호출해서 그때그때 필요한 집안일을 맡기는 앱, 이거를 자사의 카드 이용자들이 이용한 건수를 조사한 겁니다.

모두 20개 업체에서 올 들어서 10월까지 20만 건 가까이 결제됐습니다. 2년 전보다 3.4배 늘어난 겁니다. 결제 액수로는 올해 62억 원 정도입니다.

다른 모든 카드들을 통해서 이 앱들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규모는 이보다 훨씬 더 클 거라고도 유추할 수 있는 결과입니다.

<앵커>

흔히 소개 업체 통해서 부르는 가사 도우미랑 어떤 차이가 있는 건지, 구체적으로 집안일 맡기는 게 차이가 나던가요?

<기자>

여러 가지가 있는데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조각조각 떼내서 가사일을 맡기는 게 상당히 쉬워졌다고 할 수도 있고요, 계속 설명을 드리겠지만 형태가 다릅니다.

일단 맡기는 집안일은 크게 4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요새 인기 있는 앱들은요. 육아, 청소, 집밥, 세탁. 도움을 원하는 수요가 그만큼 있는 일들이라고도 얘기할 수 있겠죠.

육아와 청소는 외부인이 집에 들어와야 할 수 있죠. 시간을 정해서 그때그때 호출하는데, 택시 호출과 비슷합니다.

승객이 앱으로 이런저런 조건을 선택해서 택시를 호출하면 그 조건에 맞고 본인이 이동할 의향이 있는 근처에 있는 등록된 기사가 응해와서 매칭되듯이요.

내가 앱을 통해서 우리 집의 크기나 위치 같은 걸 알려주고, 원하는 청소 방식 같은 것도 다 앱으로 골라서 호출하면요, 그 조건에 맞고 일할 생각이 있는 앱에 등록된 외부인이 매칭되는 겁니다.

앱으로 주문 사항이나 결제까지, 원한다면 전자키 번호까지 공유할 수 있으니까요. 서로 맞기만 하면 서비스는 주고받지만 얼굴을 맞대거나 직접 얘기를 나누지 않아도 되는 비대면 서비스, '언택트'도 가능합니다.

반찬과 세탁은 더더욱 언택트로 받기 쉽습니다. 소통과 결제는 다 앱으로 하고 밖에 세탁물을 내놓으면 알아서 가져갔다가 갖다 놓는 식입니다.

현대카드가 뽑아낸 20개 업체의 기준은 올해 자사 카드로 70건 이상 결제가 된 집안일 앱들입니다.

2017년에는 이 기준에 맞는 곳이 17곳, 작년에는 19곳이었습니다. 어느 정도 이상 영업이 되고 있는 업체들이 점진적으로 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아무래도 이런 서비스는 상대적으로 젊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또 일을 하는 분들도 젊은 층일 거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일단 이용자의 절반이 딱 30대고요, 40대가 25% 안팎입니다. 이용자 4명 중 3명은 30~40대라는 거죠. 아무래도 집안일을 주로 담당하면서 앱 사용에도 친숙한 연령대는 30~40대일 테니까요.

그런데 일하시는 분들은 의외로 연령이 있는 분들이 많은 편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이용자도 증가세는 50대가 제일 빠릅니다. 이용자가 2년 전보다 400% 늘어났습니다.

최근에 50대 이상의 모바일 쇼핑 이용이 급증한다는 조사가 잇따랐는데요, 비슷하게 이런 식의 서비스 앱에도 이제 50대 이상이 적응하면서 이용자나 일하는 사람이나 늘어나는 모습을 보인다고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

아직 여성 이용자 비중이 훨씬 크긴 한데요, 남성 이용자들도 늘고 있고요. 특히 최근의 증가세는 남녀가 비슷한데 남자가 살짝 더 높습니다.

맞벌이 부부 중에 남자가 호출하거나 1인 가구 남성들의 이용이 느는 추세로 분석됩니다. 그리고 특히 요청이 급증하는 서비스가 육아입니다. 2년 전에 비해서 이용 건수가 무려 2,600% 늘었습니다.

제가 올 초에 이 플랫폼 노동을 취재했을 때 많이 들은 얘기가 어린아이 있는 집이 제일 난감할 때가 갑자기 사정이 생겨서 잠깐 애를 맡겨야 하는데 맡길 데가 없는 상황이란 거였습니다.

예를 들면 맞벌인데 갑자기 내일 아이 어린이집이 쉰다든가 하는 경우 아찔한 상황이라고 표현하더라고요. 이런 분들의 앱을 통한 육아도우미 호출이 급증하는 걸로 보입니다.

배달 앱 성장세도 여전히 대단한데요, 집안일 앱 시장도 잠재력이 아주 큰 것으로 봅니다. 우리 주부들이 하는 집안일을 돈으로 환산하면 연간 361조 원 규모가 된다고 분석하거든요.

이 중에서 극히 일부분만 집안일 앱으로 빠져나온다고 쳐도 성장성이 매우 크죠. 필요할 때마다 앱을 통해서 그때그때 집안일을 조각조각 맡기는 시장의 규모가 얼마나 커질지 지켜보게 되는 분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