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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기준금리 아무리 내려도 답이 안 나온다… ‘돈맥경화’만 심화


기준금리 인하의 효과를 두고 물음표가 더해지고 있다. 금리를 내려도 돈이 돌지 않는 ‘돈맥경화’ 현상은 깊어진다. ‘제로(0) 금리’를 바라보는 한국은행의 입지는 더 좁아지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16일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금리가 낮아질수록 통화정책의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한다. 금리 인하는 향후 경기가 악화된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내 가계와 기업의 소비·투자 심리를 위축시킨다. 여기에다 미·중 무역분쟁, 저출산·고령화 흐름 등 대내외 악재가 겹겹이 쌓여 있다. 전통적 통화정책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13일 한은에 따르면 올해 들어 화폐유통속도가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0.7 아래로 주저앉았다. 화폐유통속도는 화폐 1단위당 국내 상품·서비스를 생산하는데 몇 번 사용됐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올해 2분기 화폐유통속도는 0.68에 그쳤다. 한은이 1원을 공급했을 때 시중에 몇 배에 달하는 신용이 창출되는지 나타내는 통화승수는 올해 처음으로 15배 수준까지 떨어졌다. 화폐유통속도와 통화승수가 하락한다는 건 경제주체들이 현금을 보유하려는 성향이 강해 소비와 투자를 꺼림을 의미한다.

통상 기준금리를 내리면 화폐 회전 속도는 빨라진다. 예금·대출금리가 내려가면 저축을 줄이고 소비·투자에 나서는 게 비용 측면에서 이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2008년 10월부터 2009년 2월까지 기준금리를 연 4.25%에서 연 2.00%로 내렸지만, 화폐유통속도는 2008년 6월 0.84에서 2009년 12월 0.78까지 떨어졌다. 2012년 6월부터는 금리 인하 흐름에도 불구하고 화폐유통속도가 하락세를 보였다.

돈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가계가 저축성 예금 등 금융기관 예치금으로 굴린 돈은 올해 2분기에 1년 전보다 25조4000억원 증가했다. 기업도 지갑에서 돈을 꺼낼 생각이 없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보고서를 보면 지난 8월 기업의 설비투자는 전년 동월 대비 2.7% 감소했다. 특히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제조용 장비 수입액은 -67.7%나 줄었다. 재벌닷컴은 30대 상장그룹의 사내유보금이 최근 5년간 176조원 늘어 지난해 말 기준 700조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40%에 이르는 수치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돈이 돌지 않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전문가들은 첫 번째 원인으로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 규제 조치에 따른 소비·투자 심리 위축을 지목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주체가 미래 경제상황이 괜찮다는 ‘기대감’이 있어야 소비와 투자를 해서 돈이 도는데, 지금은 돈이 돌지 않다보니 마이너스 물가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디플레이션을 눈앞에 두고 있다”며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기업은 전 세계적인 반도체 업종 불황에 노동비용증가까지 겹쳐 대내외 타격이 크다”고 설명했다.

고착화된 저출산·고령화, 인터넷 중심의 소비·유통구조도 한몫을 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소비의 주체인 기성세대가 고령세대로 넘어가면서 경기 불안에 따른 은퇴 준비에 여념이 없어 저축만 늘린다. 여기에다 유통구조가 단순한 인터넷 쇼핑이 활발해지면서 거래 단가가 낮아져 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기준금리 인하가 경기를 살릴 방법은 없을까. 정부의 재정확대가 ‘불씨’를 살릴 수단으로 꼽힌다. 이일형 한은 금통위원은 지난 8월 의사록에서 재정 확대와 금리 인하가 함께 이뤄져야 경기 부양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도 “금리 인하와 재정 확대는 한꺼번에 공격적으로 해야 시장의 심리를 자극한다”며 “때늦은 금리 인하, 국회의 추가경정예산 집행 지연으로 이미 적정 타이밍을 놓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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