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황금세대’, 2살 어린 일본에 무너지다

대회 2연패를 꿈꿨던 한국이 난적 일본에 완패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살 이하(U-23) 남자축구 대표팀은 12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파흐타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23살 이하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일본에 0-3으로 졌다. 2020년 직전 대회를 우승한 ‘디펜딩 챔피언’은 8강에서 대회를 마감하게 됐다. 올해로 5번째인 23살 이하 아시안컵에서 한국이 4강에 오르지 못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조별리그에서 한국은 말레이시아(4-1), 베트남(1-1), 타이(1-0)를 상대로 2승1무를 기록, C조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2024 파리올림픽을 겨냥해 21살 이하 선수로 팀을 꾸린 일본은 조별리그 2승1무로 D조 2위를 차지해 한국의 8강 상대가 됐다. 경기를 앞두고 한국팀에서는 주전 골키퍼 고동민(경남)과 공격수 정상빈(그라스호퍼)가 부상, 수비수 이상민(아산)이 코로나19 확진으로 명단에서 제외됐다. 주전 수비라인이 정상 가동하지 못한 한국은 전반전 내내 유효슈팅 한번 때리지 못하며 고전했다. 결국 전반 22분 위험지역에서 프리킥을 내줬고, 상대 키커 스즈키 유이토(시미즈)의 오른발에 선제골을 먹혔다. 수비벽을 맞고 굴절된 불가항력적인 실점이었지만 이후 분위기가 급속히 기울면서 한국은 연달아 치명적인 기회를 헌납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황선홍 감독은 권혁규(김천), 조영욱(서울)을 투입해 반전을 꾀했고, 이강인(마요르카)과 양현준(강원)이 몇 차례 위협적인 기회를 만들며 잠시 주도권을 가져왔으나 후반 20분 추가실점을 당하며 무너졌다. 스즈키가 유려한 돌파에 이은 슈팅을 때렸고 민성준 골키퍼가 쳐낸 공을 호소야 마오(가시와 레이솔)가 그대로 밀어넣었다. 이어 후반 35분 스즈키의 왼발에 쐐기골까지 내줬다. 유효슈팅 숫자는 2-9로 4배를 넘겼다. 2016년 대회 결승에서 만나 2-3 역전패를 당하며 우승을 내줬던 한국은 이후 첫 맞대결에서 설욕에 실패했다. 불과 3년전 20세 이하 월드컵 준우승을 일군 ‘황금세대’가 그대로 출격했기에 충격은 더 크다. 일본 <닛칸스포츠>는 “국제무대의 강자인 한국을 상대로 일본 선수들의 무한한 잠재력을 이끌어낸 경기”라고 자평했다. 일본은 오는 16일 1시 개최국 우즈베키스탄과 준결승전을 치룬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