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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 지하철 시위 52일 만에 재개한 까닭 “기재부가 면담 거부해”

13일 아침 ‘출근길 지하철 시위’ 재개
“기재부 면담 될 때까지 매주 월요일 지하철 탈 것”

13일 아침 7시55분께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5-3 승강장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등 장애인단체 활동가들이 열차에 탑승하고 있다. 박지영 기자

13일 아침 7시55분께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5-3 승강장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등 장애인단체 활동가들이 열차에 탑승하고 있다. 박지영 기자

“시민 여러분, 이렇게 또 출근길 지하철을 타게 돼서 정말 죄송합니다. 지난 5월 동안 기획재정부(기재부)에 장애인권리 예산과 관련한 면담을 요구했지만, 끝내 기재부는 만남조차 거부했습니다. 장애인들이 부족한 예산 문제로 사회에서 잊힌 채 살아가지 않도록, 시민 여러분들이 기재부에 요구해주십시오. 또 일주일을 기다리겠습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등 장애인단체가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잠정 중단했던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52일 만에 다시 시작했다. 전장연은 기획재정부(기재부)가 장애인권리 예산과 관련한 면담을 추진할 때까지 매주 월요일 아침 7시30분에 지하철 시위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장연 등 장애인단체는 13일 아침 7시35분께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5-3 승강장에서 ‘제29차 출근길 지하철탑니다’ 재개 기자회견을 열고 “전장연은 2023년도에 반영될 정부예산 실링(ceiling·예산 지출한도)에 장애인권리 예산을 반영하기를 촉구하며 5월 중 기획재정부 장관 면담을 요청했지만, 요구안을 전달할 수 있는 실무자 면담의 자리조차 성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획재정부는 즉각적으로 실무자를 통해서 요구안을 전달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전장연 등 장애인단체는 기재부와의 면담이 이뤄질 때까지 매주 월요일 아침 7시30분 혜화역에서 삼각지역 방향으로 지하철 시위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발언에 나서 “중증 발달장애인 자녀들이 왜 자기 부모에게 죽임을 당하고, 새벽에 잠을 자다 맞아 죽어야 하는 건가. 이게 대한민국 중증 장애인들이 겪는 현실이다.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같이 살아갈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들이) 만들어 달라. 지하철을 탈 수밖에 없는 장애인들의 현실을 이해해 달라. 기재부에 장애인권리 예산 요구안을 전달할 수 있는 면담을 일주일 동안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장애인단체는 장애인 가족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비극을 막기 위해 삼각지역 1∙2번 출구에 분향소를 만들고 기재부에 관련 예산확보를 요구중이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전장연 등 장애인단체 회원들은 아침 7시55분에 삼각지역 방향 지하철에 오르기 시작했다. 아침 8시49분께 삼각지역에 도착한 단체 활동가들은 삼각지역 1∙2번 출구 쪽에 마련된 ‘발달∙중증장애인 참사 추모 분향소’에서 삭발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박지영 기자 jy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