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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與 대권주자 ‘브랜드 경쟁’에 피멍 드는 나라 재정

정세균 국무총리가 불붙인 자영업 손실보상 법제화와 관련해 어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가능한 한 도움을 드리는 방향으로 검토하겠다. 다만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틀 전 기재부 차관이 “해외 법제화 사례를 찾기 어렵다”고 했다가 정 총리로부터 “개혁 저항세력”이라고 공격 받자 기재부 수장으로서 하루 만에 내놓은 반응이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플랫폼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코로나19로 혜택 본 기업에서 ‘자발적’으로 기금을 모아 취약직종 등을 지원하자는 ‘이익공유제’ 논의를 이어갔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경기도민 1인당 10만 원씩 재난기본소득을 보편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정 총리는 자영업 손실보상 입법, 이 대표는 이익공유제, 이 지사는 재난기본소득을 자신의 ‘간판 브랜드’로 내세워 대권주자 이미지 만들기에 나선 모양새다.

문제는 3인이 재정의 감당능력, 지원의 효율성, 민간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지 않고 포퓰리즘 정책을 무리하게 밀어붙이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당 의원들이 내놓은 손실보상 법제화 법안들은 실행에 적게는 10조 원, 많게는 100조 원이 든다. 내각을 총괄하는 정 총리가 자기 아이디어에 맞춰 한 해 예산의 18%까지 들어갈 수 있는 법을 준비하라고 휘하 재정 부처를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이 대표는 2월 중 이익공유제 입법을 예고했다. 현재 구상대로 기금을 낸 기업에 법인세를 깎아주면 그만큼 세수가 줄어 재정이 축난다. 이 지사는 재난기본소득 1조4000억 원을 예산 안에서 쓰겠다지만 경기도 예산의 36%는 국고에서 나온다. 정부의 영업제한으로 생긴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손실을 보상해 줄 필요는 있다. 하지만 한국은 취업자 중 25%가 자영업자로 일본의 2.4배, 미국의 4배나 되고 피해 규모 파악방법도 마땅치 않아 법제화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익공유제는 기부한 기업인이 배임죄로 처벌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은 지자체 간 형평성 논란을 피할 수 없다. 입김이 거센 여당 대권주자와 이들이 신호하면 순식간에 법안을 주문 제작하는 여당 의원들을 공무원들이 방어하긴 역부족이다. 재정으로 대권주자 브랜드를 만드는 일이 반복된다면 올해 안에 국가채무는 1000조 원을 뛰어넘을 것이다. 아직 대선까지 1년이 넘게 남았다. 본격 레이스에 들어서면 얼마나 많은 혈세 퍼주기 아이디어가 난무할지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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