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This article was added by the user . TheWorldNews is not responsible for the content of the platform.

“힘든 선배 위해 사무실 같이 썼는데”…눈물의 대구 방화 희생자 분향소

대구지역 변호사와 법조계 관계자들이 10일 오후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법률사무소 방화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있다. 2022.6.10/뉴스1
대구 법무빌딩 변호사 사무실 방화사건 희생자들의 합동분향소가 차려진지 이틀째인 11일 오후가 되면서 대구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에 생전 희생자들의 동료와 지인 등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장례식장 특104호에 차려진 ‘법률사무소 방화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1곳을 포함해 희생자 5명(발인 끝낸 1명 제외)의 개별 빈소 등 고인들의 조문 공간이 6곳에 달해 경북대병원 장례식장 전층은 조문객들이 쉴새 없이 오고 갔다.

재판 결과에 앙심을 품은 50대 남성의 무도한 방화 행각으로 무고한 6명이 생명을 잃은 참변에 조문객들은 차분함을 유지하면서도 표정에는 하나같이 슬픔이 묻어났다.

법률사무소 변호사와 직원 등 6명의 갑작스러운 비보에 분향소와 빈소를 찾은 법조계 동료들은 “어떻게 이런 자리에서 얼굴을 다 보냐”며 황망해 했다.

희생자들의 입관이 낮 동안 이어져 일부 유족들은 실신할 정도로 오열하며 마주하고 싶지 않은 현실과 마주해야 했다.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1층 입구에는 심리적 고통에 힘들어하는 유족 등을 위해 대구 수성구보건소 직원 등으로 구성된 재난심리지원팀이 상주하며 유족과 동료들의 슬픔을 보듬었다.

안타까운 사연도 전해졌다. 이번 참사로 숨진 A변호사는 수임난에 힘들어하는 동료 선배 변호사를 위해 법률사무소를 함께 쓰기로 했다 참변을 당했다.

선배 변호사는 이번 참사 당시 다른 지역 출장을 가 화를 면한 70대 변호사로, 방화 용의자가 재판에서 패소한 상대측 법률 대리인이었다.

A변호사를 안다는 한 지인은 “화를 피하신 선배 변호사가 원래 단독 법률사무소를 운영했는데 나이도 드시고 수임이 좀 어렵게 되자, 숨진 A변호사가 일종의 고통 분담 차원에서 법률사무소를 함께 쓰자고 해서 법률사무소를 공동으로 쓰게 된 것으로 안다”며 “그 공간(법률사무소)에서 이런 참변이 일어날 줄 누가 알았겠냐”며 안타까워했다.

법조계 동료들은 숨진 A변호사를 생전 어려운 의뢰인을 위해 소송 구조를 많이 한 ‘선한 법조인’으로 기억하기도 했다.

그를 안다는 한 대구지방변호사회 관계자는 “소송 구조 사건이 사실 좀 돈은 별로 되지 않고 힘들다. 그래서 많이 꺼리는데 A변호사는 소송 구조 변호사로 위촉받아 상황이 어려운 의뢰인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셨다”고 말했다.

일반 시민들도 조문할 수 있는 합동분향소는 차분한 가운데 조문객을 받았지만 희생자 개별 빈소에는 생전 동료와 지인 등 조문객들이 찾을 때마다 통곡 소리와 흐느낌이 끊이지 않았다.

이날 오전 한 희생자 빈소에는 “어떡해, 어떻게 해, 정말….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냐”는 오열 소리가 계속해 새어나왔다.

희생자의 동료라고 밝힌 김모씨(44)는 “주중에 업무가 바빠 오늘에서야 찾았다”며 “평소에 정말 열심히 변호 업무를 보신 분인데, 이렇게 황망하고 억울하게 돌아가시니 정말 할 말이 없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오전에는 희생자 6명(숨진 방화 용의자 제외) 중 1명의 눈물의 발인식이 엄수됐다.

이번 참변으로 숨진 희생자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린 법률사무소 사무직원 B씨(31·여) 발인식에서, 고인을 떠나보내야 하는 현실과 마주한 유족과 지인, 동료 등은 운구 차량에 실리는 관을 보며 오열했다.

발인이 진행되는 주차장 입구는 순식간에 ‘눈물바다’가 됐다. 영정 사진을 차마 보지 못한 유족과 동료들은 애써 고개를 돌리며 흐느꼈다.

일부는 큰 소리로 오열했으며, 자리에 털썩 주저 앉은 한 여성은 주변의 부축을 받고서야 겨우 일어날 수 있었다.

고인은 방화참사가 발생한 해당 법률사무소의 사무직원으로 생전 성실하게 근무했으며, 원만한 사회생활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장례식장 특104호는 정관계 등에서 보낸 근조 화환으로 빼곡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 한동훈 법무부 장관, 권영진 대구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 이철우 경북도지사, 강은희 대구교육감, 김용판 국회의원을 비롯한 대구지역 국회의원 12명의 화환이 눈에 띄었다.

전날 한동훈 법무부 장관,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 등에 이어 이날에는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 윤재옥 의원, 이인선 의원 등이 빈소를 찾아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권영진 시장은 “고인들의 명복을 빌고 유족들에게 정말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 분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데 대구시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오전 10시55분쯤 방화 용의자인 50대 남성이 대구 수성구 범어동 대구지법 인근에 있는 7층짜리 건물의 변호사 사무실 2층 203호에 휘발유가 든 용기를 들고 들어가 불을 질렀다.

이 불로 방화 용의자를 포함해 7명이 숨지고 50명이 다쳤다.

용의자를 제외한 희생자 합동 발인식은 12일 오전 진행되며, 합동분향소는 오는 13일 오후 3시까지 운영된다.

(대구=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