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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우리 아이 과자 속 첨가물 알려준다고?… 대기업도 떨게 만든 ‘성분 분석 앱’

식품성분 분석 애플리케이션 ‘엄선’(엄마의 선택)의 사용자 화면(UI). 소비자들이 실시간으로 즐겨 찾는 식품들이 메인 화면에 노출돼 있다. 소비자는 클릭 한 번으로 식품 내 위험 성분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엄선 제공

햄버거병(용혈성 요독 증후군), 가습기 살균제 사건 등 소비자가 믿었던 제품에서 잇달아 사고가 발생하면서 제품 성분을 정확히 알고 미리 대비하겠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덩달아 식품과 화장품, 유아용품 성분을 분석해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도 잇달아 등장했다. 엄선, 화해, 건투, 건강한 알, 노우케미, 맘가이드, 베베쿡, 건강박사, 반함 등 다운로드 수가 1000회를 넘는 애플리케이션만 나열해도 상당한 수다. 이러한 ‘성분분석 플랫폼’들은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특히 두각을 드러내는 것은 트라이어스앤컴퍼니가 서비스하는 식품성분 애플리케이션 ‘엄선’(엄마의선택)이다. 엄선을 사용하면 과자, 유제품, 김밥 재료 등 아이들이 자주 먹는 식품에 들어 있는 식품첨가물을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시중에서 잘 팔리는 A제품을 엄선에서 검색하면 과자에 들어 있는 식품첨가물의 종류와 특징, 위험성 등이 표로 표시된다. 복잡한 내용을 알아보기 어려운 소비자를 위해 ‘포화지방이 매우 높다’ ‘당이 다소 높다’ ‘트랜스지방이 없다’ 등 간략한 평가도 따라붙는다. 식품 업체 입장에서는 숨기고 싶은 평가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순간이다.

이런 특징 때문에 엄선은 아이를 둔 부모 사이에서 먼저 입소문을 탔다. 특별한 마케팅을 하지 않고도 서비스 시작 1년 만인 지난해 이용자 30만명을 돌파했다. 엄선은 올해는 그 배인 60만명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해 이용자 300만명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엄선의 성장 비결은 ‘데이터’다. 엄선은 처음에는 식품 3000여종에 담긴 식품첨가물, 영양성분 등 48가지 평가 데이터를 공개하며 문을 열었다. 이후 식품 종류와 수를 꾸준히 넓혀 현재는 가공식품과 건강기능식품, 가정간편식(HMR), 신선재료, 펫식품에 이르기까지 450여개 식품 분류와 3만여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지금도 매달 신상품 1000~1500개에 대한 데이터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데이터의 양만큼이나 질에도 신경쓴다. 엄선은 식품·고객전문가들(식품 MD, 식품화학 교수, 식품전문 변호사, 식품 석·박사, 식품 브랜드 전략가 등)이 데이터 수집 채널과 데이터 항목의 설계를 꼼꼼히 검수하고 있다. 식품성분 정보 제공과 관련한 특허를 등록하고 기술 등급과 벤처기업 인증을 취득하는 등 검증된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엄선은 이런 역량을 기반으로 지난 5월에는 식품 빅데이터를 분석해 최신 트렌드를 알려주는 엄선 데이터랩을 론칭했다. 소비자가 최근 관심을 보이는 상품, 브랜드는 무엇인지를 다양한 각도로 분석해 제공함으로써 식품회사 MD, 식품 기획자, 바이어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다.

아예 엄선 소비자 눈높이에 맞는 상품을 만들겠다는 업체들도 생겨났다. 엄선 컨설팅을 받고 소비자들이 건강보조식품 중에서도 유산균 제품을 선호하는지, 홍삼 제품을 선호하는지 파악하는 식이다. 이미 일동후디스, 매일유업, 비타민하우스 등과 엄선 평가단 운영 및 신상품 컨설팅을 진행했다.

최근에는 경기도 양평군과 함께 엄선 로컬푸드 체험단도 운영해 지역 특산물도 알리고, 원산지에 민감한 엄마들에게는 건강한 식품을 소개하고 있다. 조기준 엄선 대표는 국민일보에 “엄선은 데이터와 콘텐츠 항목을 계속 늘리고 식품 영역 이해관계자들과 서비스를 연결해나갈 계획”이라며 “나아가 헬스케어 개인맞춤 서비스 및 글로벌 서비스로의 도전도 함께 진행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화해’는 화장품 성분 분석과 고객 리뷰 빅데이터를 활용해 영향력 있는 플랫폼으로 떠올랐다. 화해는 확보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우수 제품을 발굴하는 ‘인큐베이팅 커머스’가 되겠다고 선언했다(왼쪽). 2015년부터는 고객 리뷰에서 우수한 반응을 얻은 업체들에 ‘화해어워드’를 주고 있다. 화해 제공

화장품 정보 플랫폼 ‘화해’는 화장품 내 성분 정보를 공유하는 애플리케이션이다. 제품 14만5000개에 대한 성분 정보를 꼼꼼히 기록하고 있다. 제품에 포함된 전성분을 기재하고 위험도를 알리는가 하면 알레르기 유발 주의 성분과 20가지 주요 주의 성분을 따로 표시한다. 지성·건성·민감성 피부 적정성 여부도 기본적으로 기록된다.

화해 애플리케이션에 등록된 한 남성용 샴푸를 검색하자 ‘높은 위험도’ 등급의 향료가 포함됐다는 경고가 보였다. 애플리케이션에는 두통, 현기증 등 예상 가능한 부작용에 대해서도 언급돼 있었다. 하지만 이 제품 댓글에는 ‘호불호가 갈리지만 좋은 제품’이라는 댓글이 달리는 등 소비자들이 활발하게 의견을 나누는 모습도 보였다.

화해는 이처럼 소비자들이 성분표만으로 제품을 판단하지 않도록 소비자 리뷰를 적극 권장하고 리뷰 관리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머신 러닝 기반의 알고리즘을 통해 리뷰를 관리하고 정보관리팀을 별도로 조직해 실사용자 리뷰를 엄선하고 있다. 그 결과 소비자 리뷰 450만건을 데이터로 확보한 상태다.

화해는 성분 정보 제공과 소비자 리뷰를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출시 3년 만인 2016년 누적 다운로드 수 200만을 돌파하더니 이후 불과 1년 만에 누적 다운로드 수 400만으로 급성장했다. 지난해 3월 600만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 8월에는 800만 선을 넘어섰다. 애플리케이션 활성도를 가늠하는 수치인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도 130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쉽게 말해 화해를 주기적으로 실질 이용하는 고객이 130만명을 넘는다는 것이다. 화해 서비스 이용자인 20대 여성 B씨는 “피부가 예민한 편이라 어떤 화장품을 사야 할지 고민이 많았는데 화해에서는 피부 관련 성분도 잘 알려주고 랭킹으로 어떤 제품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지 트렌드를 알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화장품 기업들은 화해가 보유한 데이터와 리뷰에 울고 웃는다. 화해는 2015년부터 매년 ‘화해 뷰티 어워드’를 열어 제조사 우수 화장품에 시상한다. 올해도 제품 10만여 품목을 대상으로 게재된 리뷰 100여건을 취합해 분야별 베스트 신제품을 추렸다. 기업들이 화해 어워드 수상 내역을 홍보 자료로 활용할 만큼 공신력이 커졌다. 화해는 이 공신력을 기반으로 우수 제품을 선정해 판매하는 ‘화해 쇼핑’도 운영하고 있다. 화해 쇼핑은 지난해 11월 누적 거래액이 100억원을 넘어서더니 최근에는 아예 화해 쇼핑을 기반으로 ‘브랜드 인큐베이팅 커머스’로 선언하고 화해 내 제품 중 잠재력 있는 우수한 제품을 발굴해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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