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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양정철 “6월 지방선거 후 귀국해 유랑생활 끝내고 싶다”

14일 미국행 직전 인천공항서 인터뷰…“미투, 진보·보수문제 아니지 않나”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1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이날 미국으로 출국하는 양 전 비서관은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과 일본 게이오대학에서 정치메시지 연구 등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News1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지난 14일 오전10시15분 미국행(行) 비행기를 타고 다시 해외로 떠났다.

양 전 비서관은 지난해 5월 문 대통령이 취임한 뒤, 백의종군을 선언하고 뉴질랜드와 일본, 미국 등지를 떠돌며 현 정부와 거리를 둬왔다.

그는 지금까지 총 네 번 일시귀국했는데 지난 1월17일 자신의 저서 ‘세상을 바꾸는 언어’ 홍보차 한국으로 돌아온 게 네 번째다. 양 전 비서관은 이후 이날(14일) 떠날 때까지 두 달여 동안 세 차례 북콘서트를 여는 등 앞서 세 차례 귀국 때와는 달리 대중과 활발히 소통했다.

양 전 비서관은 그래서 “더 할말이 없다”고 했지만, 7시40분께 공항에 도착한 그를 붙잡아 그간의 소회 등 짧은 인터뷰를 진행했다.

양 전 비서관은 출국 소감을 묻자, 자신의 출국일이 이명박(MB) 전 대통령 검찰소환일과 겹친 데에 다소 부담을 보였다. 이어 ‘이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을 바라보는 심정이 묘할 듯하다’는 물음에 “사필귀정, 반면교사가 아니겠는가”라며 “씁쓸하고 참담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한국에 있으면서 그리웠던 사람들도 많이 만났지만, 그만큼 시달리는 일도 많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다시 어디 떠나는 게 싫지만 어쩌겠나. 운명으로 받아들여야지”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등 최근 진보적 여권인사들이 ‘미투운동’에서 다수 문제가 된 데에는 “진보, 보수문제가 아니지 않나”라면서도 “현안에 대해 제가 일일이 언급하는 건 부적절하다”며 말을 아꼈다.

이와 함께 양 전 비서관은 ‘대선 때 동고동락한 동료들이 현재 남북정상회담 등에서 막중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부럽지 않느냐’는 취지의 물음에는 “선수로서가 아니라 객석에서 훌륭한 경기를 응원하는 맛도 괜찮다”고 했다.

양 전 비서관은 문 대통령에 대해선 “구상하셨던 계획대로 잘 가고 계시니 그저 좋을 뿐”이라며 오는 5월10일 문 대통령 취임 1주년 땐 “멀리서 혼자 자축주나 들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6월 지방선거 후에 돌아와 1년간 이어온 유랑생활을 끝내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6월 지방선거 때까진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양 전 비서관의 짐은 은색 캐리어 하나였다. “짐이 간소하다”고 하자, 그는 “바지를 돌돌 말고 그렇게 하면 된다. 여러 번 하다보니 짐싸기의 달인이 됐다”고 했다.

이어 “새벽부터 고생 많았다. 여기까지 하자”고 기자에게 말한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 3월10일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당하고 1년이 흘렀다. 또 출국일인 오늘(14일)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일이다. 두 전직 대통령을 바라보는 심정이 묘할 듯한데.

▶출국날짜가 별로다. (미소지은 뒤 굳은 표정으로 잠시 생각한 후) 음…. 사필귀정, 반면교사 아니겠는가. 욕망의 정치가 부른 비극의 말로를 지켜보는 게 씁쓸하고 참담하다.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역사와 국민을 두려워 해야죠. 달리 드릴 말씀도 없고 또 조심스럽다.

-미국에서 귀국한지(1월17일) 두 달여 만에 다시 해외로 나간다. 앞서 세 차례 귀국에 비해 이번에는 북콘서트를 통해 대중, 언론과 소통하는 일도 많았다. 한국에서 보낸 두 달에 대한 소회는.

▶책을 내고 출판사 요청으로 귀국했는데 독자들에 대한 도리 때문에 행사나 노출도 많았고 머무는 기간도 계획보다 길어졌다. 다행히 책 반응이 나쁘지 않아 보람있었고 그리웠던 사람들을 모처럼 만나 좋은 시간을 가졌다. 선거 때 함께 고생한 분들을 만나 감사 인사도 드리고 고생하는 분들을 만나 위로드리기도 했다. 그런 게 내 일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있는 내내, 시달리는 일도 많았다. 그게 힘들어 빨리 다시 나가 있어야겠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밖에 있으면 사람이 그리워 들어와 있고 싶고 들어와 있으면 사람이 무서워 밖에 나가 있어야겠다 싶고…. 솔직히 다시 어디 떠나는게 싫지만, 어쩌겠나. 운명으로 받아들여야지.

-최근 ‘양비’(양정철 비서관의 줄임말)에 이은 본인의 가장 유명한 별칭인 ‘3철’을 떼버렸다.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난 10일 북콘서트에서 ‘3철’ 해단을 선언했는데 본인에게 ‘3철’이란 과거와 현재에 어떤 의미였고 미래에는 어떤 의미로 남을까.

▶억울한 프레임, 가혹한 주홍글씨라 할지라도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면 당사자인 우리가 그 눈높이에 맞춰 처신하고 절제하고 감당하는 것이 참모했던 자들의 숙명 아니겠는가. 대장(문 대통령)이 대통령 되셨으니 이젠 그조차 영광으로 받아들일 여유가 생겼다. 과거 패권이라는 오해에서 나중엔 헌신이라는 명예로 남도록 더 낮추며 살아야 하지 않겠나.

-문 대통령과 매우 오랜 기간 함께 했다. 크게 참여정부와 2012년 대선, 2017년 대선으로 짚어볼 수 있을 듯하다. 각각의 시간을 되돌아봤을 때 현재의 문 대통령은 어떻게 진화됐다고 보는가.

▶참여정부 청와대에서의 국정경험, 2012년 패배에 대한 복기, 2017년 집권에 대비한 오랜 학습과 단련이 오늘의 문 대통령을 준비된 지도자로 만든 비결이라고 본다. 성공한 대통령, 성공한 정부로 평가받을 수 있는 플랜과 로드맵을 갖고 계신 분이다. 앞으로도 잘 하실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집권한지 1년도 되지 않아 남북정상회담, 나아가 북미정상회담을 성사시켰다. 과거 경험을 돌이켜봤을 때 현 정부가 지금 상황을 어떻게 끌고 가야 한다고 조언해주 수 있나.

▶대선 전에 이미 이런 계획과 목표를 갖고 계셨다. 유세 때 “집권할 준비, 끝냈습니다! 성공하는 대통령, 자신 있습니다!” 수십 번 말씀하신건 허언이 아니다. 구상하셨던 계획대로 잘 가고 계시니 그저 좋을 뿐이다.

-그 과정에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등 대선 전후로 동고동락한 동료들이 막중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을 보면 함께 그 길에 서고 싶지 않나.

▶선수로서가 아니라 객석에서 훌륭한 경기를 응원하는 맛도 괜찮다.

-청와대와 내각 참모진들에게 종종 조언의 말을 해왔다. 최근에는 ‘문 대통령 개인기에 기대지 마라, 초심을 잃지 말라’고 언급하셨는데 이외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그 정도면 됐다. 더 조언하는 건 주제 넘는다.

-여러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더 모질게 권력과 거리를 둘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본인이 현 정부에 구원투수로 서는 순간이 오지 않길 바란다는 취지의 말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모든 상황에는 예외가 있다. 결국 투수로 나설 수밖에 없는 ‘마음속 기준’이 있다면.

▶(웃음)유도심문 하지 마라.

-사회적 현안도 하나만 묻자. 최근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등 소위 진보적 여권인사들이 ‘미투운동’에서 다수 문제가 돼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미투운동을 어떻게 보고 있나. 또 여권이 처한 현 상황에 대해 어떤 말을 남길 수 있을까.

▶진보, 보수문제가 아니잖은가. 현안에 대해 일일이 언급하는 건 부적절하다.

-문 대통령 임기 내내 직업은 ‘방랑자’이며, 문 대통령 퇴임 후에는 ‘전직 대통령의 비서관’을 찜해뒀다고 밝힌 바 있다. 다소 이른 감이 있지만 문 대통령 퇴임 후, 문 대통령과 반드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국가적 원로이자 정치적 큰 어른이자 오래오래 존경받는 분으로 남을 수 있도록, 곁을 지켜 드리고 싶다.

-문 대통령이 오는 5월10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두 달 앞선 인사이기는 하지만 1주년을 맞는 문 대통령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건강 잘 챙기시라는 것 말고 무슨 말씀을 드리겠는가. 그날은 멀리서, 혼자 자축주나 들 생각이다.

-출국 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

▶미국 네 곳(워싱턴·뉴욕·LA·샌프란시스코)에서 북콘서트를 마치고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과 일본 게이오대학에서 공부를 좀 할 생각이다. 책(세상을 바꾸는 언어)에서 쓴 정치와 언어, 그리고 언어 민주주의 주제를 좀 더 깊이 연구해 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6월 지방선거 때까지는 계속 밖에 머물 생각이다. 그뒤에는 상황을 봐서 해외 유랑생활을 그만 끝내고 국내에 조용히 머물고 싶은 희망이다.

양 전 비서관의 워싱턴과 뉴욕 북콘서트에는 작곡가 김형석씨와 주진우 시사IN 기자, LA와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노무현의 필사’로 불리는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이 함께 할 예정이다. 미국에서 이뤄지는 북콘서트는 모두 미국 교포들이 자발적으로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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