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학 시험 치르는 친구의 보호자가 되어보니

지난주 금요일, 내 오랜 고향 친구가 대전 우리집으로 왔다. 2시간 가량 걸리는 곳에서 버스를 타고 도착한 친구는 퉁퉁 부은 발에 목발을 짚은 상태였다. 나는 목에 등에 가방을 멘 친구에게 짐을 빼앗으며 친구를 반겼다.

친구가 우리 지역에 온 이유는 대학 입학 시험을 보기 위해서이다. 친구는 실업계 고등학교를 나와 19살부터 5년이 훌쩍 넘는 시간을 쉴 새 없이 열심히 일했다. 이제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대학 진학에 도전했다. 그런데 시험 직전에 업무 중 다리를 다쳐 전날 와서 자고 시험을 치르기 위해 우리집에 오게 된 것이다.

친구의 면접에 따라가게 된 나는 친구의 임시 보호자가 되었다. 워낙에 독립적인 성격의 친구였고, 뭐든 혼자서 알아서 잘 하는 애였기 때문에 특별히 내가 필요하지는 않았지만, 친구의 아픈 다리를 핑계로 따라갈 것을 주장했다.

친구의 실습 고사 장소는 우리 지역이기는 했지만 우리 집에서 대중교통으로 50분 정도 걸리는, 약간 거리가 있는 곳이었다. 그래서 아침 9시 반까지 도착하기 위해 일찍 알람을 맞춰두어야 했다. 하지만 알람을 맞춰둔 것이 무색하게 나와 친구는 약속이라도 한 듯 새벽같이 눈을 떴다.

나나 그 애나 너무 긴장을 했기 때문이리라. 그 전날부터 나는 친구에게 긴장한 티를 내지 않기 위해 애를 썼지만 사실은 친구가 도착하기 하루 전에 너무 걱정이 되고 긴장이 되어서 친구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난생 처음 타로점을 보고 기부도 하였다(나의 공덕이 친구에게 가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종교가 없고, 점이나 타로를 믿는 편은 전혀 아니지만 간절한 상황이 되니 그런 쪽으로 관심이 가기도 하더라. 믿거나 말거나지만 해서 손해볼 건 없으니까. 친구를 꼼짝 못하게 하고 물을 떠다 주고 프린트를 해다 주고 간식을 사오며 친구의 컨디션이 좋기를 바랐다.


 
 친구의 면접에 따라가게 된 나는 친구의 임시 보호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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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학교에 도착했을 때는 시작 시간보다 대략 45분 정도 일찍 온 상태였다. 우리는 밖에 나와 연습을 하며 긴장을 풀기 위해 노력했다. 실습과 면접이 시작되고 친구는 실습고사실로, 나는 학부모 대기실로 향했다.

한편 학부모 대기실로 향하는 나를 보고 옆에서 안내를 해주던 입시 도우미분들이 학생 대기실은 저쪽이라고 다급하게 말씀해주셨다. 나는 머쓱하게 웃으며 '보호자'라고 말하기는 했지만 학생들이 시험을 보지 못할까 봐 그토록 신경을 써주는 모습을 보니 아직 세상은 살 만하고 따뜻하다고 느꼈다.

그렇게 학부모 대기실에서 2시간 정도 친구를 기다리는 동안 얼마나 긴장이 되던지, 먹으라고 가져다 놓으신 다과들에 전혀 손이 가지 않았다. 친구가 제발 상심할 일이 없길 바라며 마음을 담아 기도했다. 

그렇게 학부모 대기실에서 친구를 기다리면서 나는 나의 언니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몇 년 전 내가 대학 입시를 치르던 시절 나는 수시 6개, 정시 3개의 모든 기회를 다 써서 대학에 지원했다. 그 중 수시는 모든 원서 접수 6개가 다 실습 고사가 있는 시험이었다.

그때마다 부모님은 나를 대학 실기고사 장소에 데려다주지 못하는 것을 너무 미안해하셨다. 그 대신 언니에게 나를 맡기셨다. 대학생이었던 나의 언니는 나를 데리고 실습장소인 대학교에 가주었다. 그때는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는 언니가 나를 데려다 주는 것이 그리 대단해 보이지 않았다.

그렇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체력도 약하고 그 시골마을에서 서울에 간 지 1년 정도 밖에 안 된 언니가 나를 데리고 서울 곳곳에 있는 대학교들을 찾아다니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았으리라. 학부모 대기실에서 혼자 과제를 하고 있었을 조그만 언니의 모습이 떠올라 새삼 내가 참 복이 많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언니에게 너무 고맙고 미안했다.

언니는 언니라는 이유로 얼마나 많은 양보를 하고, 또 그것을 당연히 여겨지며 살아왔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직접 느끼기 전까지는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를 마음 깊이 느끼지를 못하는 내 자신이 참 야속했다.

그런 생각에 한참 빠져 있을 때, 친구에게 실기 고사가 끝났다고 연락이 왔다. 주위를 살펴보니 학부모 대기실에는 나와 한 아버님만이 남아 있었다. 그 분은 제일 처음으로 학부모 대기실에 들어와 계시던 분이었다.

마지막에서 두 번째로 시험을 마친 내 친구를 만나러 나는 1층 시험장으로 달려갔다. 내가 나가는 그 순간까지 그 아버지가 들어오면서 타온 커피는 줄어들질 않고 있었다. 그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았다.

친구를 만나며 나는 수고했다는 말을 건넸다. 잘했냐는 물음에 앞서 너무 수고했다는 말을 나에게 해주었던 언니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결과는 나와봐야 알겠지만 우리는 그렇게 무사히 시험을 마치고 함께 점심을 먹고 친구가 버스에 타기 전 학부모 대기실에서 쓰던 편지를 친구의 가방에 몰래 넣어두고 나는 친구를 보냈다.

입시를 치른 나를 보내고 돌아오는 길에 언니가 무슨 생각을 했을지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제 알겠다. 내가 언니의 입장이 되어 친구가 탄 버스를 보내고 집에 오는 상황이 되니 바라는 건 한 가지. 친구가 꼭 대학에 붙어 다시 버스를 타고 이 터미널로 오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거였다. 언니도 그러지 않았을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친구를 도왔지만 한참 부족했을 나의 보조가 친구를 방해하진 않았을지 걱정도 되었다. 보호자의 마음이 이런 걸까. 언니와 부모님보다 한참 모자라게 딱 이틀을 지킨 보호자일 뿐이지만 건방지게도 그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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