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같은 당 이원욱 의원의 ‘수박’ 게시물에 “국민에게 시비 걸듯이 조롱과 비아냥거리는 글을 올려서 일부러 화를 유발하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친명 성향 강성 지지층은 푸른 껍질과 빨간 속알맹이를 가진 수박이 겉과 속이 다른 점에 빗대어 ‘겉은 민주당이지만 정체성이 다르다’면서 친문 비명계를 공격하는 은어로 사용한다.
대표적인 친이재명계로 꼽히는 김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의원의 페이스북 글을 공유하고 “이 의원님의 개혁적 성향과 당을 위한 헌신, 국민을 위해 일하는 뜨거운 진심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된 글이 많이 아쉽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수박 정말 맛있다. 함께 하고 계신 분들이 여름엔 역시 수박이 최고라고 하신다”며 수박 사진을 올렸다.
이에 김 의원은 “연이은 선거 패배에 책임 있는 저희 국회의원들은 지지자들이 매를 들어도 그냥 맞아야 할 판”이라며 “그런데 겸손한 자세로 듣지는 못할망정 이렇게 조롱하는 글로 저희 지지자를 화나게 하는 글은 국민을 무시하는 너무나 잘못된 행동”이라고 거듭 지적했다.
이어 “더 겸손한 자세로 경청하고 들어야 할 때에 도리어 맞서서 싸우는 모습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국회의원이 국민에게 기본적인 예의도 지키지 않으면서 어떻게 국민께 예의를 지켜서 의견을 개진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김 의원은 “(국민들이) ‘내가 낸 세금으로 월급 받는 너도 이러는데, 주인인 나는 왜 시원하게 말도 못 하냐?’라고 하면 뭐라고 말씀하시겠는가”라며 “조롱과 비아냥으로는 건강한 지지 문화를 만들지 못한다. 이 의원님의 진정성을 떨어뜨리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하면 모욕적 언사 등 폭압적인 문자를 자제해달라는 것은 어떤 논리를 가지고 이야기 하더라도 설득이 안 된다”며 “존중 받기를 바라는 만큼 먼저 존중하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강성 팬덤 지지층과 계파정치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그는 지방선거 패배 후 이재명 의원 책임론을 언급했다가 극성 지지자들이 자신을 ‘수박’이라고 지칭하자 “무더위에 국민들이 수박을 찾듯이 이 순간 국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민주당에서 최소한의 발언이라도 하는 수박이 아닐까”라며 “내가 민주당의 수박이 되겠다”고 응수하기도 했다.
지난 10일에도 “친문·친명·친낙 등 관련 모임은 해산돼야 한다” “친명은 폭력적 언어를 내뱉는 정치 훌리건이 민주당을 위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등의 글을 남겼고, 8일엔 “열성 지지자들과 잠시 거리두기가 필요하다” “혐오발언인 수박과 ‘찢’을 부르짖는 정치 훌리건들과는 거리를 두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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