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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소금] 청년 바보의사 ‘안수현’


책은 주로 온라인 서점을 이용한다. 관심 가는 책을 목록에 넣다 보면 누군가 함께 산 책이라며 관련 도서를 추천해 줘서 좋다. 최근 그렇게 ‘그 청년 바보의사’를 만났다. 그저 요절한 크리스천 의사의 이야기겠거니 생각했다. 언젠가 설교에서 들었던 거 같기도 해서 가볍게 책장을 넘겼다.

“병실의 환자가 누군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주로 암환자들이 누워 있는 6인 병실에는 내일 떠오르는 태양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르는 누군가의 아버지, 누군가의 남편, 누군가의 아들이 한 숨, 한 숨을 가늘게 쉬고 있습니다… 의사 가운을 입은 듬직한 체구의 청년 한 명이 조용히 들어와 환자 곁으로 다가갑니다. 청년은 뼈만 남은 환자의 앙상한 손을 다정하게 잡고 아주 조그마한 소리로 기도하기 시작합니다. ‘여호와 라파 치유의 하나님, 우리 환자분의 병을 낫게 하여 주십시오. 좀 더 시간을 주셔서 사랑하는 가족들의 얼굴을 한 번이라도 더 보게 하여 주시고….’”

청년의사는 입원 첫날부터 한밤중이면 이렇게 찾아와 기도를 해줬다고 한다. 환자도 기도를 기다렸다. 환자는 예수가 누군지 모르지만 청년의사가 믿는 누군가라면 한 번 믿어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설명이 붙었다. 청년의사는 아버지가 한때 단골이었던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인턴과 레지던트를 마친 ‘안수현’. ‘그때 이런 의사를 만났었더라면’ 하는 생각이 스쳤다.

계속 읽어 나갔다. 청년의사는 물질뿐 아니라 마음과 시간까지 항상 아끼지 않고 나누는 사람이었다. 고가의 혈전용해제 병을 깨뜨려 발을 동동 구르던 초보 간호사를 위해 병원 곳곳을 헤매며 여분을 찾아 메워줬다. 기흉으로 응급실에 실려 온 만취 상태의 환자가 하루 종일 굶었다는 말에 사발면에다 문 닫은 직원식당 문을 두드려 찬밥 한 그릇까지 챙겨 배달했다. 가방 속과 의국 책상 위에는 기독 서적과 CCM 카세트 음반을 상비하고 언제든 필요할 것 같은 사람에게 나눠줬다.

2000년 의약분업 실시를 앞두고 의사들이 파업에 나섰을 때 청년의사는 홀로 병원을 지켰다. 혼자만 튀려 한다는 동료들의 비아냥이 있었지만 환자 곁에 있어야 한다는 소신을 꺾지 않았다. 그것이 하나님께서 그에게 바라는 것이란 확신 때문이었다.

쉼 없이 책에 빠져 읽는데 갑자기, “혈압 60, 맥박수는 분당 180…”으로 시작하는 페이지가 열렸다. 이미 그의 죽음을 알고 읽기 시작한 책이지만 안타까움에 두근거렸다. 군의관으로 근무하던 청년의사는 사격훈련 지원을 나가 병사들과 풀밭에서 식사를 했고, 유행성출혈열에 감염됐다. 응급실로 실려온 청년의사는 보름 남짓 지나 후배들의 사망 선고를 받는다. 2006년 1월 5일 밤 10시30분. 예수와 같은 나이인 만 33세였다.

책 개정판에는 그에 의해 변화된 사람들의 삶이 추가됐다. 사고로 하반신 마비였던 폭주족 열아홉 아이는 사랑을 알게 했던 ‘수현이형’보다 어느덧 나이가 많아졌다. 독학사로 법학을 전공하고 법을 몰라 고생하는 노인과 장애인을 돕고 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당직을 마다하지 않고, 입원 병사들에게 머핀을 사 돌리는 청년의사를 지켜본 의무대 후배는 크리스천으로 당당하고 따뜻했던 형을 그리며 딸 이름을 수현이라고 지었다.

나에게도 작은 변화들이 생겼다. 나와 생일이 같은 토고의 꼬마 아이를 위해 수현씨를 따라 후원 결제를 했다. 생각만 했지 실행하지 못했던 일이다. 그가 가장 좋아했던, 므라빈스키가 지휘하는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의 LP를 오랜만에 책장에서 꺼내 들었다. 그가 추천해 준 책들도 지금 읽고 있다.

수현씨는 스티그마(예수의 흔적)란 ID로 글을 썼다. 그는 삶에서 예수님의 사랑의 흔적을 향기로 풍겼다. 많은 크리스천들이 코로나19 속 반기독교 정서에 괴로워하고 고민도 많이 하는 요즘이다. 우리에게서 예수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는 삶, 세상의 본이 되는 삶, 그것이 지금은 답일지 모른다. 그 청년 바보의사처럼.

맹경환 종교부장 khmae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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