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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100년 전 세상을 휩쓴 독감의 교훈

◇그레이트 인플루엔자/존 M 배리 지음·이한음 옮김/776쪽·3만8000원·해리북스
1918년 한 바이러스가 미국 캔자스주에서 발병해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이 바이러스로 죽은 것으로 추정되는 이는 최소 2100만 명. 바이러스가 퍼진 지 24주 만에 24년간 에이즈로 죽은 사람보다 더 많은 사람이 세상을 떠났다. 유행 1년 만에 한 세기 동안 흑사병으로 사망한 사람보다 많은 이들이 죽었다. 이 바이러스는 독감이다.

독감 바이러스가 끔찍한 재앙을 불러일으킨 이유는 제1차 세계대전(1914∼1918)이다. 당시 참전을 결정한 미국은 신병 양성을 위해 한 곳당 수만 명씩 수용하는 거대한 군 기지들을 세웠다. 급조한 군 기지에 수용 인원을 초과해 신병들을 욱여넣었다. 그 안에서 독감 바이러스는 손쉽게 숙주를 찾았고 시간이 흐르면서 돌연변이를 일으켰다.

공중보건 전문가인 저자는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독감 바이러스가 퍼졌던 당시 상황을 상세히 전한다. 그가 서술한 1918년 독감 대유행 사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을 생각나게 한다. 당시 독감의 대유행은 단번에 일어난 것이 아니라 여러 차례에 걸쳐 퍼졌다.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병력의 과밀 수용과 군중이 모이는 공개 행사가 불러올 위험을 경고했지만 군 지휘관과 정치가는 이를 무시했다.

지난해부터 전염병의 역사를 다룬 책은 많이 출간됐다. 하지만 이 책처럼 당시 상황을 소설같이 실감나게 복기한 책은 많지 않다. 책이 두툼하고 분량이 만만치 않지만 흥미를 끄는 부분만 발췌독해도 코로나19 상황과 유사해 공감된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밀려오는 지금 이 책은 다시 한 번 정부가 전염병 사태 때 취해야 할 태도를 일깨우기도 한다. 저자는 1918년의 가장 큰 교훈은 정부가 위기 상황에서 진실을 말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정부 정책이 아무리 올바르더라도 국민에게 신뢰감을 주지 못하면 실패한다는 것. 어떤 변이가 몰려오든 이 원칙은 흔들려선 안 될 것이다.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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