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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뒷날개]클럽하우스 진행자가 철학자 데리다라면?

◇조건 없는 대학/자크 데리다 지음·조재룡 옮김/144쪽·1만2000원·문학동네
최근 화제를 모은 음성 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클럽하우스의 인기가 주춤하고 있다는 기사가 나왔다. 클럽하우스에 30∼50대 주도의 토론이 많아지면서 10, 20대를 잡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기사를 보고 “맞아, 맞아. 50대가 이끄는 토론이라면 사양이지”라고 생각했다. 한편으론 “신세대에게는 30대 이야기도 지겨운가” 싶어 희비가 교차했다.

만약 70대 남성이 대학의 위기를 주제로 클럽하우스 방을 연다면 흥행할까. 70대 남성이 “대학이란 말이야”라고 가르치는 투로 말하자마자 사람들이 방을 이탈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하지만 발언자가 프랑스 철학자 자크 데리다(1930∼2004)라면 어떨까. 이 책을 읽으면서 마치 클럽하우스에 데리다의 방이 개설된 것처럼 느껴졌다. 내가 ‘모더레이터’(클럽하우스 방 개설자 및 진행자)라면 이 방을 어떻게 소개할까. 청중의 반응은 어떨까. 콘텐츠의 미래를 고민하는 출판편집자의 직업병이다.

1998년 데리다는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대학의 미래에 관한 특강을 했다. 이 책은 당시 특강의 내용을 담았다. 데리다가 연설할 때 대학은 이미 세계화와 사이버스페이스(가상의 커뮤니케이션 공간)의 확대로 위기에 처해 있었다. 데리다는 특강에서 대학은 무조건적으로 진리를 탐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대학은 문제를 제기하고 제안하는 일에서 무조건적인 자유를 요구한다.” 국가도, 기업도, 미디어조차도 대학의 독립성에 조건을 달 수 없다는 일종의 대학 독립선언이다. 데리다 역시 자신의 주장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걸 안다. 데리다는 자신이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하기보단 ‘신념 고백’ 중이라고 덧붙인다.

데리다는 특강 당시 베스트셀러였던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의 ‘노동의 종말’(민음사)을 언급한다. 다만 사회 전반의 일자리가 감소하는 3차 산업혁명 시대에 지식 부문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리프킨의 주장에는 거리를 둔다. 데리다에 따르면 교수란 지식을 연구하고 설명하는 사람이 아니다. 지식과 지식 아닌 것의 구분을 문제 삼으면서 ‘이것이 지식이다’라고 선언하는 사람이다. 이 같은 교수 상은 현실에서 극히 드물지만 강의와 저술, 연구그룹 활동으로 인문학 교육에 개입한 데리다의 인생 경로와 겹친다. 이 대학, 저 대학을 떠돌면서 한 번도 교수 직함을 단 적이 없는 데리다는 마치 교수인 것처럼 미래의 대학이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짧고 생생하지만 여전히 복잡하고 근본적인 이 철학자의 논의를 청중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강연을 끝내면서 데리다는 자기 이야기가 무슨 의미인지 결정해 달라고 말한다. “천천히 해보십시오. 하지만 서둘러 그렇게 해주십시오.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는 게 뭔지 여러분은 모르니까요.” 데리다가 꼰대에서 벗어나는 순간이다. 그리고 학생, 청중, 독자가 데리다의 말에 반응할 때 이 책은 진정한 의미의 대학이 된다.

신새벽 민음사 편집부 논픽션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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