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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노인 일자리’와 육아


세종시에 거주 중인 신모(61)씨의 일과는 오전 8시쯤부터 시작된다. 집을 나서서 근처에 사는 둘째 딸 집에 도착하고 나면 곧바로 일이 시작된다. 맞벌이 부부인 둘째 딸 내외가 출근함과 동시에 육아는 온전히 신씨의 몫으로 남는다. 둘째 딸 내외 중 한 명이 퇴근할 때까지 잠시도 쉴 틈이 없다.

생후 11개월 된 손주의 재롱이 귀엽기는 하지만 여간 손이 많이 가는 게 아니다. 밥 먹이는 일부터가 전쟁이다. 후반기 이유식을 먹이는 시기라 하루에 세 번은 이유식을 먹이고 두 번은 분유를 타서 먹여야 한다. 보통 3~4시간 단위로 밥을 먹여야 이 일정을 채울 수 있다. 특히 낮 시간대에 이유식을 먹이는 일이 만만치 않다. 분유와 달리 이유식은 아이가 먹는 속도도 더디고 여기저기 흘리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밥을 먹이고 잠시 한숨 돌릴라치면 밥 먹을 시간이 또다시 도래하는 일이 빈번하다.

이외에도 할 일이 태산이다. 하루 세 번 이유식을 먹이려면 매일 거르지 않고 새로 이유식을 만들어야만 한다. 수시로 기저귀를 갈아주는 일도 빼먹을 수 없다. 이제 막 걷기 시작한 아이가 다칠세라 한눈을 팔기도 힘들다. 아이 성화에 손목·허리 아픈 줄 모르고 안아주고 업어주는 일도 일상이다. 열심히 놀다 지친 아이가 낮잠이라도 한숨 자게 되면 고맙기 그지없다. 아이 옆에서 쪽잠이라도 잘 수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점심·휴식시간이라도 부여하는 기업의 ‘집중근무제’보다 업무 강도가 세 보인다.

그래도 신씨는 어찌 보면 사정이 좀 나은 편이다. 둘째 딸 부부가 손주를 무상으로 봐달라고까지 하지는 않아서다. 맞벌이하는 사정상 부득이하게 아이를 맡기는 대신 매월 200만원 가까운 ‘월급(?)’을 지급하고 있다. 주변 얘기를 들어 보면 자녀 집안 형편이 어려워서 ‘무임금’으로 애를 봐주는 일이 부지기수다. 자녀 부부가 맞벌이인데도 그런 사례가 있다고 한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로 집을 장만한 경우라면 빚 갚느라 여유가 없어서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손주 봐주는 일이 때로는 마땅한 벌이가 없는 은퇴 세대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한국의 노인 빈곤율이 2018년 기준 43.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는 점에서 가볍게 넘길 사안으로 보이지 않는다. 특히 요즘처럼 집값이 급등해 세금이나 전월세 부담이 커진 상황은 국민연금만 바라보는 노년층에게 더욱 버겁다. 손주를 봐주는 일이 정부의 노인 빈곤율 극복 대책의 대상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를 더한다. 정부는 소득이 없는 노인들을 위해 일자리를 운영 중이다. ‘질 나쁜 일자리’라는 비판이 있기는 해도 노년층에게는 조금이나마 가계에 보탬이 된다. 적게는 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월 100만원 넘는 돈을 벌 기회가 있다. 그리 큰 힘이 들어가지 않는 일이라는 것도 장점이다. 그런데 손주를 봐주게 된다면 이마저도 할 수가 없다. 힘은 더 들면서 경제 활동도 못 하는 것이다.

관점을 바꿔보면 어떨까. 어차피 정부가 노인 일자리 지원을 유지해 갈 거라면 현재 노인 일자리 분류에는 없는 ‘육아’를 추가해보는 것이다. 손주를 봐주면서 수입도 생길 수 있다면 일거양득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추가로 예산을 배정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장점이다. 기존 노인 일자리 예산을 육아라는 가사 노동에도 배분하면 될 일이다. 노인 일자리 중에는 적합해 보이는 항목도 있다. 이른바 ‘사회서비스형’ 노인 일자리다. 출산율이 뚝뚝 떨어지는 한국 사회에서 육아는 절실한 사회서비스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물론 국민의 세금이 원천인 예산을 쓰는 일인 만큼 반론도 있을 수 있다. 대표적인 게 부정수급이다. 조부모가 손주를 본다고 속이고 노인 일자리 예산을 부정수급하면 어쩌냐는 것이다. 실제 예산 당국 관계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다. 하지만 그런 우려가 좀 있으면 뭐가 문제인가 싶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27만2400명으로 4년 전(40만6243명)보다 32.9%나 급감했다. 출산율을 높여보겠다고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반전은 없었다. 이도 저도 안 된다면 차라리 체감할 수 있는 도움을 주는 시도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최소한 노년층은 손주를 보면서 돈도 번다는 ‘보람’을 가질 수 있고 부모에게 육아를 맡기는 이들은 마음의 빚을 덜 수 있다. 뜬구름 잡는 인구 대책보다는 현실적이지 않을까.

신준섭 경제부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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