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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무죄 3번’ 받은 보유 주식 방송 추천 행위에 거듭 “유죄”

보유 주식 추천한 뒤 36억여원 차익 실현
무죄→무죄→파기→무죄→다시 파기환송

방송에 출연해 ‘스켈핑’을 한 증권전문가 행위가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한겨레> 자료 사진

방송에 출연해 ‘스켈핑’을 한 증권전문가 행위가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한겨레> 자료 사진

방송에 출연해 ‘스켈핑’을 한 증권전문가 행위가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스켈핑은 특정 증권을 추천하기 직전 증권을 사고, 추천 뒤 가격이 상승하면 즉시 차익을 남기고 파는 행위를 뜻한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ㄱ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2일 밝혔다. 2009년부터 <한국경제티브이>에서 증권방송전문가로 활동한 ㄱ씨는 방송 영향력과 파급력을 이용해 주가에 영향을 미쳐 개인적 이익을 취득하기로 결심했다. ㄱ씨는 2011년 10월4일 안랩 주식 7만6천여주를 30억원 가량에 산 뒤 같은 날 방송에서 주식을 미리 산 사실을 숨긴 채 일반 투자자들에게 이 종목을 추천했다. 다음날 방송에서도 이 종목을 추천 종목에 편입시켰다. 6일 안랩 주식 800주를 더 사기도 했다. 그뒤 주가가 단기간에 상승하자 ㄱ씨는 17일과 18일 주식을 모두 팔아 23억원 상당의 차익을 취득했다. ㄱ씨는 다음달 14일까지 같은 방법으로 모두 210만7004주를 팔아 36억원 가량의 이득을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ㄱ씨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자본시장법은 주가 시세 변동을 도모하기 위해 위계(속임수)나 부정한 수단 및 기교를 사용하면 안 된다고 규정한다. 1심은 2014년 ㄱ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ㄱ씨 행위를 도덕적으로 비판할 수는 있지만 이런 ‘유사 투자 자문업자’가 주식을 산 뒤 추천하는 행위를 금지하거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고지하게 규정할 구체적 법 조항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같은 해 나온 2심도 1심 판단을 유지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2017년 ㄱ씨 행위가 자본시장법 위반에 해당된다는 취지로 다시 심리하라고 판단했다. 2018년 다시 판결이 이뤄졌지만 파기환송심에서도 ㄱ씨에게 다시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ㄱ씨가 방송에서 안랩 등 주식을 모의투자 종목에 편입했지만, 시청자가 이를 따라 추격 매수하라는 의도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투자자문업자나 언론매체 종사자 등이 ‘선행매수해 보유하고 추천 뒤 매도할 수 있다’는 이해관계를 표시하지 않고 증권을 사라고 추천하는 행위는 자본시장법 위반 행위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증권 매수 추천 행위’는 투자자에게 특정 증권을 사기 적합하다는 사실을 소개해 매수 의사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라고도 적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증권 매수 추천’ 의미를 밝히고, 어떤 추천 행위가 자본시장법에 위반되는지 판단하는 기준을 정립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