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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희망의 사람들] 아이들이 통일촌에 산다는 건… “치킨 배달 안돼서 속상해요”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 백연리 군내초등학교에 다니는 최아란, 박주빈, 윤소영, 전용국 어린이(왼쪽부터)가 지난 2월 중순 학교 운동장에서 놀다가 어깨동무를 한 채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아이들은 “군인들이 지켜줘 마을이 안전해 좋다”고 입을 모았다.

“‘통일촌’에 사는 건 뭐가 다르니?”

“음식 배달이 안 되는 거요. 저도 다른 동네 애들처럼 따끈따끈한 치킨을 집에서 시켜 먹고 싶은데….”

지난 2월 중순. 일명 통일촌으로 불리는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 백연리에 갔다. 이 동네 군내초등학교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통일촌 마을 주변에 있는 방공호.

통일촌 가는 길은 번거로웠다. 육군본부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했다. 아래로 임진강이 흐르는 통일대교를 건너 마을로 진입할 때도 방어벽이 쳐진 검문소를 통과하며 신분증을 맡겨야 했다. 민북지역(남방한계선 8㎞ 이내 민간인통제선 이북지역)에 대북선전용으로 생겨난 마을이기 때문이다. 전국 어디나 통하는 ‘배달의 민족’도 검문소 앞에선 꼼짝을 못하는 것이다.
마을 입구에 조성된 벽화.

검문소만 통과하면 여느 시골과 다를 바 없는 풍경이 펼쳐졌다. 마을 입구, 철책을 가위로 싹둑 자르는 모습을 담은 벽화만이 이 마을의 탄생사를 겨우 전하는 듯했다. 마을 꼭대기 작은 교회의 종탑으로 인해 오히려 ‘평화의 마을’처럼 다가왔다.
마을 꼭대기 ‘통일촌 교회’의 종탑.

그 교회가 바로 보이는 곳에 있는 군내초등학교가 있다. 학년당 학급이 하나뿐인 미니학교다. 한 반에 4∼9명, 전교생이 40명 남짓. 운동장도 작고, 교실도 작다. 파스텔 색조로 외벽을 칠한 학교는 동화 속 그림처럼 앙증맞았다.

각자의 꿈을 묻는데, 수줍음 많은 용국이가 머뭇대자 아란이가 대신 말했다. “용국아, 넌 유튜버가 되고 싶다고 했잖아.” 학생 수가 적다 보니 속속들이 서로를 안다. 이날 나온 용국(3학년) 아란(3학년) 주빈(6학년) 소영(6학년)도 그랬다. 코로나19 와중에도 군내초등학교는 ‘소규모 학교 특별조치’에 따라 방역 2단계에서도 거의 정상적으로 수업을 했다. 이렇게 작아서 좋은 점이 적지 않다.

김성일(56) 교감 선생님은 “배달이 되지 않는 건 섬도 마찬가지 아니냐. 여느 시골 마을과 다를 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롯데리아도, 팬시점도 없다. 그래도 대안적인 걸 추구하는 부모들은 일부러 우리 학교에 자녀를 보낸다”고 강조했다. 전교생 40명 가운데 30명이 문산, 해마루촌(옛 해방촌) 등 인근에서 통학버스를 타고 다니는 아이들이다.

이 마을은 1973년 당시 박정희 정권이 강원도 철원군 근북면 유곡리와 이곳 두 군데에 통일촌을 조성하면서 생겨났다. ‘일하면서 싸우는’ 이스라엘 집단농장 키부츠를 모델로 군 출신과 실향민이 중심인 40가구가 이주해 오면서 형성됐다.

한국전쟁 이전에는 황해도 장단군이었다. 인삼으로 유명한 개성 옆의 북한 땅이었다. 주민은 불어나 현재 160가구 460여명이 산다. 이장 이완배(69)씨는 “70년대까지만 해도 북한이 남한보다 잘살았어요. 남한도 잘산다는 걸 보여주려고 정책적으로 북한에서 잘 보이는 구릉지에 마을을 세운 겁니다. 인근에선 여기가 제일 높아요. 전에는 비무장지대였어요. 이렇게 비옥한 땅을 묵혀두기도 아까웠을 테고.”

군내면사무소 장단출장소 앞에 있는 지하대피소.

휴전선(남방한계선)에서 겨우 1.5㎞ 떨어진 마을이다. 마을 청년회장인 박경호(51)씨는 “이곳만이 가지는 특유의 긴장감이 있다. 남북 관계가 안 좋아지면 대남방송이 바로 옆에서 하는 것처럼 들리는 동네”라고 했다. 1986년 주택 개량하며 집마다 지하대피소가 있고, 주변엔 참호와 벙커 있다고도 귀띔했다. 박근혜정부 때만 해도 북한에서 포를 쏘면 주민들이 그 대피소로 몰려가 피신해야 했다고 한다. 남북 정상회담이 몇 차례 열렸던 현 정부라서 그런지 밤이면 휴전선 불빛이 코앞에서 보이는 동네라지만 환한 낮에는 북한과 대치한 지역이 갖는 긴장감을 느끼기란 쉽지 않았다. 너른 평야가 비석 너머로 보이는 장단출장소 앞 ‘망향의 제단’, 비상시를 대비해 지어놓은 ‘대피소’가 낯설었다.

그 너른 평야에서 재배한 인삼과 콩, 쌀은 주민들을 먹여 살리는 먹거리다. 조선 시대에는 이른바 ‘장단 삼백’(세 가지 흰색)으로 불리며 임금에게 진상하는 품목이었다고 한다. 특히 장단콩은 1913년에 우리나라 최초로 콩 장려품종으로 결정되며 세계적으로도 유명해졌다. 냉전시대 명맥이 끊겼으나 20여년 전부터 매년 11월 넷째 주 장단콩 축제가 열리며 유명세가 살아났다.

군내초등학교는 통일촌이 형성될 때 생긴 학교다. 읍내리에 1911년 생겨난 군내공립보통학교가 6·25전쟁으로 폐교됐는데, 그 학교를 통일촌에 새로 세워 계승한 것이다. 민북지역 유일한 초등학교인 군내초등학교는 한때 폐교 위기에 처한 적이 있다. 2008년 파주교육청이 소규모 학교 통폐합 방침에 따라 폐교 결정을 내린 것이다. 주민들이 탄원에 나서며 폐교 결정은 철회됐다. 박 회장은 “통일촌은 처음부터 전략적 요충지로 주민들의 목숨을 담보해서 만들어진 동네다. 그런 상징성 있는 동네에 있는 초등학교를 행정 논리로만 일방적으로 통폐합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을 청년회는 새로운 모색을 하고 있다. 우리보다 먼저 분단을 종식하고 통일을 이룬 독일의 통일촌 격인 작센안할트주 회텐스레벤 마을과 2019년 자매결연을 했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를 강타하며 온라인 교류만 하고 있지만 올해 코로나19가 종식되면 본격적으로 교류를 할 계획이다. 가장 먼저 두 마을의 초등학교 간 교류가 준비하고 있다. 이 맑은 표정의 아이들이 독일 통일촌 아이들과 만날 날이 기다려졌다.

후원: 문화체육관광부·한국관광공사

파주(통일촌)=글 손영옥 기자, 사진 변순철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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