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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오일 교체에 70만원, 협박도"…'고장'보다 무서운 '양심불량' 정비 바가지[세상만車]

[세상만車] #추은숙 씨(가명)는 지난 개천절 연휴 때 친구와 함께 1박2일 여행을 다녀왔다. 자신의 차에 탄 친구는 자동차 마니아답게 여름휴가 때보다 엔진소리가 좀 시끄러워지고 힘도 부족해진 것 같다며 엔진오일을 교체하라고 조언해줬다.

추씨는 근처 정비업체를 찾아 엔진오일 교체를 요구했다. 직원은 날씨가 추워지면 차도 고장이 잘 난다며 엔진과 히터 등을 꼼꼼하게 살펴봐줄 테니 3시간 뒤에 오라고 친절하게 말했다.

시간 맞춰 찾아간 추씨에게 직원은 히터는 괜찮지만 엔진 상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오일이 검게 변하고 떡이 졌다며 엔진을 손봐야 한다고 수리비로 70만원을 요구했다. 난색을 표하자 50만원으로 낮췄다.



직원이 미심쩍어진 추씨는 다른 정비업체와 가격을 비교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친절했던 직원은 돌변하며 욕설을 내뱉었다. 점검비로 5만원을 요구했다. 추씨는 5만원을 주고 도망치듯 떠났다.

며칠 뒤 친구 소개로 찾아간 정비업체에서는 오일이 새긴 하지만 차가 오래돼 그런 것이지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면서 엔진오일만 3만원에 교환해줬다.

찬바람 불면 차도 감기 몸살 조심

찬바람이 불면 몸이 으슬으슬 떨리거나 머리가 지끈거린다. 빨리 몸 상태를 관리하지 않으면 감기나 몸살로 고생한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면 엔진, 배터리, 히터 등에서 이상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지난 여름휴가철이나 추석연휴 때 혹사당했다면 골골해진다. 정비업체를 찾아 점검받으라는 신호다.

문제는 '바가지'다. 차를 잘 모르는 운전자라면 바가지 걱정은 두려움으로 커진다. 소모품만 교환하거나 가벼운 문제라고 여겼는데 "여기저기 고칠 게 많은 문제투성이"라는 말에 미덥지 않지만 "이 상태론 큰일 난다. 사고 나도 모른다"는 은근한 협박에 울며 겨자 먹기로 고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맘대로 고쳐놓고 돈을 요구하는 양심 불량 정비업체도 있다.

'양심불량' 바가지 걱정된다면

정직하게 고쳐주는 정비업체를 찾고 싶지만 그 방법을 몰라 어쩔 수 없이 수리를 맡기고 찜찜한 기분으로 돈을 지불한다.

정비업계는 요즘엔 소비자 간 정보 교류가 많아져 바가지요금을 청구했다가는 사업을 할 수 없다고 항변한다. 그러나 일부라고 하더라도 양심 불량 정비업체는 존재한다. 자동차시민연합 도움을 얻어 정비 바가지 예방법을 소개한다.

비교견적은 필수-손품 발품을 팔아라

바가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비교견적이다. 어떤 부품을 쓰느냐, 작업 시간은 어느 정도 걸리느냐에 따라 정비업체마다 부품비와 공임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점검 항목에서 차이가 생기기도 한다. 당연히 비용도 달라진다. 엔진오일, 에어컨 가스 등은 비교견적을 통해 비용을 아낄 가능성이 높다.

나들이 도중 차에 문제가 생겨 정비업체를 찾았을 때 10만원 이상 비용이 발생한다면 포털 검색을 통해 다른 정비업체 연락처를 파악한 뒤 전화로라도 비용이 적절한지 따져보는 게 낫다.

싼값이 항상 좋은 것도 아니다. 다른 곳보다 매우 저럼한 가격에 점검해준다는 일부 정비업체는 미끼 항목으로 가격을 깎아주는 척 선심을 쓴다. 운전자가 차를 맡기면 본색을 드러내 점검해보니 다른 문제가 많다며 과잉 정비를 하기도 한다.

정비를 의뢰한 뒤 가격을 흥정하는 것은 금물이다. 정비를 맡기기 전 견적을 내달라고 요구한 뒤 견적 비용이 비싸거나 정비 항목이 많을 때는 다른 정비업체에서도 견적을 받아봐야 한다.

순정품이나 품질이 우수한 신품을 사용하지만 저렴한 가격에 고쳐준다면서 실제로는 저질 수입품이나 중고품을 쓰는 업체들도 있다. 타이밍벨트, 필터, 전조등, 플러그, 연료펌프 등이 주로 국산 순정품으로 둔갑된다.

저질 부품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부품 원산지와 신품·중고품 여부를 정비명세서에 적어두는 게 좋다. 정비업체가 원산지를 속였을 때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다.

견적서와 명세서는 피해예방 보증서

소비자와 분쟁이 생겼을 때 시간을 질질 끌면서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게 만드는 양심 불량 정비업체도 있다.

수리견적서에 기간을 기재하면 이 같은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자동차 정비업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에 따르면 정비업자가 정당한 사유를 통보하지 않고 약정한 날로부터 수리 기간을 초과하는 경우 초과 기간에 대해 교통비 실비를 요청할 수 있다.

스마트폰이나 카메라를 이용해 업체 직원이 보는 가운데 대화 내용이나 수리 과정을 녹음·녹화하면 나중에 업체가 발뺌하는 상황도 막을 수 있다.

견적서와 정비명세서를 발급받아 보관해두면 바가지 피해를 줄일 수 있다. 견적서를 통해서는 어떤 부품을 수리하는지 알 수 있고, 수리비용도 가늠할 수 있다. 수리가 끝난 뒤 정비명세서와 비교하면 과다하게 수리됐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

수리 과정 중 정비업체로부터 견적서와 달리 추가 수리가 필요하다는 연락이 오면 바로 승낙하지 말고 다른 정비업체에 관련 내용을 문의한 뒤 수리 여부를 결정한다.

수리가 끝난 뒤에는 견적서와 명세서를 꼼꼼하게 비교한다. 수리비 부당 청구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리 후 3개월 이내 車 상태 확인

정비업체가 제대로 수리하지 않은 채 책임을 회피해 피해를 보는 일도 있다. 자동차관리법에는 정비업체가 수리한 이후 3개월 이내 점검·정비를 잘못해 고장이 발생했다면 무상 점검·정비하도록 규정돼 있다.

차를 수리한 뒤에는 무상점검 기간 차량 상태를 꼼꼼히 확인하고 이상이 있을 때 해당 정비업체를 통해 점검·정비를 요청해야 한다.

정비업체가 책임을 회피한다면 얼굴 붉히며 다툴 필요 없이 한국소비자원 민원 제도를 이용하거나 해당 시·군·구청 자동차 관리사업 담당자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게 낫다.

정비업체가 견적서나 내역서를 교부하지 않을 때, 신품 및 중고품 사용 여부를 알려주지 않을 때, 정비업체 임의로 정비했을 때도 민원 서비스를 이용하면 시간과 비용 낭비를 줄일 수 있고 감정 상할 일도 줄어든다.

가능하다면 완성차 업체나 자동차 애프터마켓 업체들이 휴가철, 명절 연휴, 나들이철, 겨울철 등에 실시하는 무상점검서비스를 이용하거나 단골 정비업체를 만들어둔다. 비용을 아끼고 차 상태도 꼼꼼하게 관리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바가지 피해도 줄일 수 있다.

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는 "소비자 대부분은 자동차 전문지식이 부족하고 정비 공임이나 부품비 체계도 알지 못해 바가지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비교견적을 하고 수리 견적서와 정비 명세서를 발급받아 보관해두는 것만으로도 피해를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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