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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일의 입] 권경애의 반정부운동 이유 ‘선거공작’ ‘보도공작’ 때문


김영하라는 소설가가 오래 전에 자신의 작품을 통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어떤 직업의 특색을 가장 잘 드러내는 것은 ‘3류’들이다. 예를 들어 형사든 기자든 그중 ‘3류 양아치’가 겉으로 봤을 때도 형사인지 기자인지 금세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일류 형사’는 겉으로 봐서는 교수인지 형사인지 잘 모를 만큼 신사답고 말쑥하다. 그러나 ‘3류 양아치 형사’는 건달처럼 놀면서 구멍가게나 포장마차 주인에게 용돈을 뜯고 돌아다닌다는 것이다. 물론 풍자적으로 한 말이다.

지금 정권의 특징을 한 마디로 말한다면, 그들 중 일부는 ‘3류 양아치’처럼 아무 데나 들쑤시고 돌아다니고, 여기저기 증거물들을 흘러놓고, 부끄러운 줄도 모른다는 점이다. 어느 정권이든 정권 유지에 가장 중요한 것은 여론과 선거, 선거와 여론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양아치 정권’은 선거와 여론 조작에 너무도 노골적으로 개입하고 조종하고, 그리고 결정적인 증거들을 남겨놓는다.

권경애라는 여성 변호사가 있다. 올해 쉰다섯 살 중견 법조인이다. 지금 보여드리는 사진처럼 이렇게 생긴 분이다. 서울 출신으로 연세대 국문과를 나왔다. 그리고 민변과 참여연대 소속 변호사다. 십중팔구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자였을 것 같다. 그런데 권경애 변호사는 작년 여름부터 시작된 ‘조국 사태’ 그리고 ‘청와대의 울산 선거공작 의혹 사건’을 겪으면서 반정부 지식인으로 변모했다.

권경애 변호사를 입력해서 구글을 검색을 하면 이런 목록들이 죽 뜬다. △민변 출신 권경애, (친문의) ‘한명숙 구하기’를 비판 "연산군 환관들인가"(20.6.26) △권경애 변호사 "문 정권 지지 철회…침묵 지킬 수 없었다"(20.2.10) △민변 소속 권경애 변호사 "청와대 울산선거 개입 사건은 대통령 탄핵 사유"(20.2.9) △조국 비판했던 ‘좌파 민변’ 권경애 변호사, 이번엔 ‘추적추’(추미애의 적(敵)은 추미애 자신이다) 발언 끄집어내 ‘검찰 학살 인사’에 일침(20.1.23) △권경애 변호사 "정진웅 검사, 법무부 장관 허락 맡는 수사 예고편" (20.8.1)

이런 권경애 변호사가 어제 5일 새벽 페이스북에 충격적인 글을 올렸다가 내렸다. 지금 정권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방송 조작 의혹, 여론 조작 의혹과 관련해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들이다. 이렇게 돼 있다. "지난 해 9월 9일.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 당일. 김오수 법무부차관과 이성윤 검찰국장이 윤석열 총장을 배제한 특별수사팀 구성을 제안했다는 보도를 보고, 페북에 ‘스카이캐슬이 끝나고 하우스오브카드의 시작이냐’는 간단한 글을 올렸다. 특정 누군가가 보라고 쓴 포스팅이었다. 실시간으로 보고 있는 걸 아니까. 5분도 채 지나기 전에 민정(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전화가 왔다." 여기서 ‘스카이캐슬’은 남편과 자식을 최고로 만들고 싶어 하는 명문가 사모님들의 욕망과 작전을 풍자한 국내 TV드라마이고, ‘하우스오브카드’는 백악관을 둘러싼 정치적 음모를 그린 미국드라마다.

자, 작년9월9일, 조국씨가 법무장관으로 임명되던 날, 법무부의 김오수 차관과 이성윤 검찰국장이 조국 장관에게 윤석열 총장을 배제한 특별수사팀을 구성하자고 제안했던 그날 권경애 변호사는 자신이 이렇게 변했다고 적었다. "(그날이) 이 정부의 검찰개혁안에 대한 적극적 응원이 의심으로 바뀌었던 변곡점(이었다). 그 후 꽤 유혹적인 회유의 거래 제안도 왔었고, 입을 다물라는 직접적인 경고와 압박도 꽤 여러 차례 있었다. 당시는 정말 나 하나쯤 사회적으로 매장하는 것은 일도 아니겠구나 하는 두려움을 느꼈다. 이명박근혜 시절에도 없던 압박과 공포였다."

여기서 ‘유혹적인 회유’라고 하는 것은 권력의 핵심에 다가갈 수 있는 어떤 공직이나 감투를 제안했다는 뜻일 수 있다. 반대로 ‘입을 다물라는 경고와 압박’이란 본인 말처럼 사회적으로 매장시킬 수 있다는 협박이었을 것이다. 이어서 권경애 변호사는 오늘 아침 조선·중앙 두 신문에 대서특필된 것처럼 이 정권의 도덕성을 뿌리부터 흔들어버리는 폭로를 하게 된다. 이렇게 돼 있다.

"(지난3월31일) MBC(가) 한동훈과 채널A 기자의 녹취록(을) 보도(하기) 몇 시간 전에, 한동훈은 반드시 내쫓을 거고 그에 대한 보도가 곧 나갈 거니 제발 페북을 그만 두라는 호소(?) 전화를 받았다. 날 아끼던 선배의 충고로 받아들이기에는 그의 지위가 너무 높았다. 매주 대통령 주재 회의에 참석하시는, 방송을 관장하는 분이니 말이다. 그 때까지도 그 전화에 대고 나도 거의 울먹이듯 소리 지르며 호소를 했었다. 촛불정부라고 어떻게 말할 수 있느냐고. 그리고 몇 시간 후 한동훈의 보도가 떴고…. 그 전화의 의미를 파악하는 데는 시간이 그리 필요치 않았다."

지금까지는 몇몇 친정부 매체가 ‘한동훈 검사장과 채널A 법조출입 기자가 서로 짜고, 그러니까 이른바 ‘검·언 유착’을 해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흠집 내려 했다’는 식의 의혹 보도를 해왔다. 그런데 사실을 알고 보니 정반대로 "여권과 사기꾼, 어용 방송이 터무니없이 부풀리고 심지어 조작한 것"(조선일보 사설)으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권경애 변호사가 폭로한 내용대로라면 저들은 채널A 기자를 이용한 ‘작전’을 폈으며 그 작전에는 몇몇 정치권 인사들뿐만 아니라 정권에서 고위 공직을 맡고 있는 핵심 인물까지 끼어 있다는 뜻이 된다. 이 인사는 MBC 보도 전에 보도 내용을 미리 알고 있었고, 보도 목적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을 내쫓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그 보도는 MBC에 방송되어 나왔다. 권 변호사가 말한 것처럼 ‘대통령 주재회의에 참석하고 방송을 관장하는 고위직’은 청와대와 정부 내에 몇 명 되지 않는다. 게다가 그 사람이 권경애 변호사를 아끼던 법조 선배라면 한상혁 방통위원장으로 좁혀질 수밖에 없다. 한상혁 위원장은 이렇게 해명했다. "권 변호사가 올린 페이스북 글에 틀린 내용이 있어서 한 차례 통화한 적은 있지만 MBC 보도와는 전혀 무관한 것이었다." "그 통화도 MBC의 해당 보도가 나간 이후에 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런 보도가 나간 이후에 권경애 변호사는 6일 페이스북에 이렇게 밝혔다.


"1) 3월31일 제가 한상혁 위원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시간은 오후9시경이 맞습니다. 2) 그날 저는 MBC 보도를 보지 못한 상태로 야근 중에 한상혁 위원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통화를 마친 몇 시간 이후에 보도를 확인하였기에 시간을 둘러싼 기억에 오류가 있었습니다. 3) 한 시간 반 가까이 이어진 그 날의 통화내용 중에는 ‘윤석열이랑 한동훈은 꼭 쫓아내야 한다’(…)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권 변호사는 지난 4월6일 페이스북에 "범죄자들과 어울려 ‘작전’을 한 자들은 무려 MBC 방문진 이사였고 공직기강비서관이었으며, 검찰 인권국장이었다"며 "이런 세=상에서 화내지 않고 살기란 불가능"이라는 글을 남겼다. 권 변호사는 특히 "덜떨어진 기자를 이용해서, 자신들의 모든 혐의는 검사의 음모라고 떠벌리기 위한 ‘작전’"이라고 규정했다.(문화일보 2020.8.6.)

권 변호사가 그간 SNS에 남긴 글을 종합해 보면 그가 주장한 ‘작전’ 세력은 한상혁(전 MBC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방송통신위원장과 최강욱(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열린민주당 대표, 황희석(전 법무부 인권국장)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이라는 관측이 법조계에서 제기되고 있다.(문화일보 2020.8.6.)

자, 이제는 청와대, 그리고 MBC가 공식적으로 자세하고 정확하게 해명해야 할 차례다. 야당은 특검 준비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권경애 변호사는 이번 페이스북 글의 마지막을 이렇게 적었다. "나는 이제 누군가 나를 반정부 인사라고 해도 별반 틀리지 않은 말이라고 인정한다. 반정부 투쟁의 필요성을 느낀다. 힘이 없지만, 저런 공수처 후속 3법을 입안하고 상임위에 상정할 수 있는 정부니까. 언론은 이미 장악되었고, 권력기관의 장악은 검경·공수처로 끝나지 않을 테고, 사법부 장악의 밑그림대로 움직이고 있으니까."

우리는 지금 정말 무서운 정권 밑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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