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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버스노조 기습 파업, 출퇴근길 8만명 추위에 떨었다

20개 노선 270대 운행 멈춰… 전세버스 20대 투입에도 큰 불편

주 52시간에 임금 줄자 보전 요구… 무기한 파업 선언, 타협점 못찾아


버스요금 대폭 올린 경기도 곤혹

경기 고양과 서울을 연결하는 광역버스 노선을 주로 운행하는 버스업체 노동조합이 19일 임금협상 결렬을 이유로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20개 노선의 운행이 중단되면서 승객 8만여명이 출퇴근길에 큰 불편을 겪었다. 이번 파업은 지난 7월 주 52시간제 확대 시행 이후 수도권에서 발생한 첫 버스 파업이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대규모 운행 감축이나 파업을 막기 위해 지난 9월 최고 450원까지 버스요금을 인상했던 경기도는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19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역 노선 안내판에 '명성운수 버스 파업으로 인천공항노선 운행을 중단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버스 기다리는 시민들 - 19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역 노선 안내판에 '명성운수 버스 파업으로 인천공항노선 운행을 중단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날 명성운수 노조가 기습 파업에 들어가 승객 8만여명이 출퇴근길에 큰 불편을 겪었다. /장련성 기자
경기 고양시에 있는 명성운수 노조는 이날 첫차부터 전격 파업에 들어갔다. M7129번, 1000번, 1100번 등 고양과 서울 도심·부도심을 연결하는 노선이 대부분이다. 노조는 지난 5월부터 임금협상을 진행하며 주 52시간제로 크게 줄어든 임금의 보전을 요구했으나 사측과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결국 전날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2차 조정과 추가 협상이 결렬되자 이날 오전 4시쯤 전면파업을 선언했다. 버스 기사 550여명이 운전대를 놓았고 광역 9개, 좌석 5개, 시내 6개 등 모두 20개 노선 270대가 운행을 멈췄다.

버스 노조의 기습 파업으로 해당 노선 승객들은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매서운 추위에 큰 불편을 겪었다. 경기도와 고양시는 지하철 3호선, 경의선 등 대체 교통수단 이용을 공지했다. 또 승객 수요가 많은 1000번(대화동~숭례문) 노선에는 전세버스 20대를 긴급 투입했다. 그러나 승객들의 불편이 계속됐고 고양시청에는 민원 전화가 빗발쳤다. 김정훈(35)씨는 "행신동은 전철역사와 거리가 멀어 버스가 사실상 유일한 교통수단인데 강추위에 시간을 날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고양시는 1082번(내유동~여의도) 노선에도 전세버스 추가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

명성운수 노조는 주 52시간제 도입에 따른 임금 감소가 파업의 주요 이유라고 밝히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그동안 기사들은 주 52시간 기본 근무에 최대 16시간 초과근무를 했다. 그러나 주 52시간제 시행으로 초과근무를 못하게 되면서 매달 평균 근무 일수가 15일에서 13일로 줄고 월급도 최대 50만원이 감소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임금 보전을 위해 25만원 인상을 요구하고 있으나 사측은 14만원 인상을 제시해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명성운수 관계자는 "회사가 재정난을 겪고 있어 노조가 요구한 금액을 모두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명성운수 노조는 사측이 요구를 수용할 때까지 무기한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히고 있어 장기화에 따른 승객 불편도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