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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생활비 330원’ 中 여대생, 성금 단 2% 전달받고 사망

지난해 10월 심각한 영양실조로 호흡곤란 증상을 겪어 병원에 입원한 우화옌(24)의 모습. 그는 24살이었지만 키는 135㎝, 몸무게는 22㎏에 불과했다. BBC 캡처

극도로 가난해 하루 생활비 330원(2위안)으로 살아온 중국 여대생의 죽음 이후 여대생 앞으로 모인 성금이 제대로 사용되지 않았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100만위안(약 1억6800만원)의 성금이 모였지만 학생의 병원비로는 고작 2만위안(약 337만원)만 사용됐다는 것이다.

영국 BBC는 17일(현지시간) “심각한 영양실조에 걸린 중국 여대생에게 기부된 100만위안 중 극히 일부만 이 여학생에게 전달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국 사회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남동생의 병원비를 충당하기 위해 하루 330원으로 생활하다 심각한 영양실조에 걸려 사망한 우화옌(24)의 이야기다.

지난 13일 24살의 나이로 사망한 우화옌은 남동생의 병원비를 충당하기 위해 지난 5년간 매일 절인 고추 하나만을 반찬으로 삼아 생활했다. 삼촌과 이모에게 매달 300위안(약 5만원)을 지원받았지만 남동생의 치료비를 내고 나면 하루 식비로 2위안만 남았다. 결국 우화옌은 지난해 10월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나 병원에 입원하게 됐다. 우화옌의 이 같은 사연이 언론을 통해 전해지자 중국 전 지역에서는 그의 심장 수술을 돕겠다며 성금을 보냈고 100만위안이 모였다.

지난해 언론을 통해 우화옌(24)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그의 심장 수술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모금이 진행됐다. BBC 캡처

하지만 BBC 보도에 따르면 이렇게 모인 100만위안 중 고작 2만위안만이 우화옌의 병원비에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우화옌의 수술비를 위한 모금을 진행했던 중국 어린이자선지원재단(CCAFC) 산하 ‘자선9958’ 프로젝트가 두 개의 플랫폼에 만든 사이트를 통해 중국인들이 온정의 손길을 보냈지만 대부분이 닿지 못했다. BBC는 “공식 기록을 확인해본 결과 우화옌의 병원비로 2만위만이 지불됐다”고 전했다.

중국 국영매체는 우화옌이 수술을 할 수 있는 몸무게가 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0월 병원 입원 당시 22㎏에 불과했던 그는 사망 당시에도 30㎏이 채 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남동생의 치료비를 위해 5년간 하루 330원(2위안)으로 생활하다 심각한 영양실조에 걸려 사망한 우화옌(24)의 병원 입원 당시 모습. BBC 캡처

그러나 한 국영매체는 자선9958이 “치명적인 사기”를 저질렀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유명한 운동가이자 자선9958의 전 직원이었던 정홍은 “9958이 특히 아프거나 연약한 사람들을 찾아내 그들 앞으로 모인 성금을 가능한 오랫동안 지급하지 않고 보류했다”고 폭로했다. 환자가 죽고 나면 법적으로 이 돈을 자선 지원금이 아닌 직원 성과급으로 지급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폭로 이후 9958은 해명에 나섰지만 의혹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들의 주장과 배치되는 증언들이 나온 탓이다. 먼저 9958은 “우화옌 가족의 요청에 따라 성금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라며 “우화옌이 수술에 필요한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수술비로 지급하지 못했고 나중에 성금을 지급할 계획이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우화옌의 지인은 “우화옌은 40만위안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9958은 지자체 관계자들이 우화옌과 그의 가족들을 “잘 돌보겠다”고 말해 모금을 중단했다고 밝혔으나 지자체는 “9958과 만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9958의 모체인 CCAFC는 지난해 중국 자선단체의 투명도 평가에서 100점 만점을 받아 가장 투명한 자선단체로 평가받은 바 있다.

우화옌의 사례를 계기로 중국 내 자선단체의 투명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BBC 모니터링의 케리 앨런은 중국 공식 언론들이 중국 자선단체 산업에 “혼돈과 혼란”이 있었음을 인정했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온라인 자선 사기가 만연해있다”며 규제 개선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중국 정부 언론들도 온라인상의 명성과 기부를 노리고 부모들이 자녀를 착취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경계의 필요성을 제기해왔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