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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퇴치 불가능” 위드 코로나, 인류의 도박인가 운명인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반대 시위가 열린 그리스 아테네 중심부 신타그마 광장에서 21일(현지시간) 시위대가 “우리 아이들로부터 떨어져”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국민의 50%가량이 1회 이상 백신을 접종한 그리스에선 예방접종 의무화에 반대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변이 바이러스 출현과 재확산이 반복하면서 각국은 코로나19와 공존해야 하는지 혹은 봉쇄정책을 유지해야 하는지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AP연합뉴스

바이러스 재확산에도 규제를 완화하며 코로나19를 ‘뉴노멀’(새로운 표준)로 받아들이려는 분위기가 세계 곳곳에서 포착된다. 계속되는 변이 출현과 맞물려 사태가 장기화하자 방역 초점을 ‘팬데믹의 완전한 종식’이 아니라 ‘바이러스와의 안전한 공존’에 맞추는 것이다. 반면 일부 지역은 기존 방법인 봉쇄로 돌아가며 대조를 이루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코로나 바이러스가 등장한 지 18개월이 지난 지금 아시아, 유럽, 미주 지역 정부는 사람들이 일상의 리듬으로 돌아가도록 독려하고 있다”며 “갈수록 주문(呪文)은 ‘우리는 바이러스와 함께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로 같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은 지난 19일 거의 모든 코로나19 관련 규제를 풀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탈리아는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대부분 해제했고, 독일은 백신 접종자가 검역 없이 여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가 규제를 차례로 완화하고 있다.

각국이 규제를 완화하는 이유는 기한 없는 봉쇄로 가중되는 경제적 손실과 피로감 때문이다. 싱가포르 장관들은 지난달 스트레이츠타임스 기고문에서 “우리 국민은 전투에 지쳤다”며 “언제 어떻게 전염병이 끝나겠느냐고 모두가 묻고 있다”고 전했다. 델타 변이 확산으로 3개주에 봉쇄령이 내려진 호주에서는 격리 중이던 남성이 4층 창밖으로 이불을 길게 늘어뜨리고 탈출했다가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백신 보급에도 계속되는 변이와 재확산은 코로나19를 완전히 잡기란 불가능하지 않으냐는 회의론을 키우고 있다. NYT는 “더 많은 변이의 출현은 미국을 비롯해 백신을 풍부하게 보유한 나라들조차 취약한 상태로 남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국경을 폐쇄한 호주 같은 지역은 바이러스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을 배우고 있다”고 해설했다.

팬데믹 출구전략이 시기상조라고 경고하는 과학자들과 달리 각국 정부는 경제 회복을 위해 봉쇄와 규제를 점진적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음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NYT는 설명했다. 코로나19에 대한 관점을 바꿔 ‘피하기 어려운’ 감염 자체를 두려워하기보다 심각한 질환과 사망을 피하는 데 집중하자는 견해가 힘을 받는 것이다.

싱가포르는 규제를 풀면서 중환자와 집중치료가 필요한 환자 수 등을 파악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쪽으로 대응 방식을 전환했다.

반면 또 다른 국가들은 봉쇄를 택했다. 호주에서는 델타 변이 확산에 따라 봉쇄령이 뉴사우스웨일스 등 3개주로 확대됐다.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언 뉴사우스웨일스 주지사는 “백신 접종률이 너무 낮다”며 봉쇄 유지를 고수했다. 스콧 모리슨 총리도 “델타 변이의 강도로 볼 때 규제 완화를 무기한 연기해야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백신 선진국’ 이스라엘도 델타 변이 확산으로 실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고, 미국도 방역규제 완화 방침을 거두고 지난달 말부터 백신 접종과 무관하게 실내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

다만 두 방안 모두 백신 접종은 계속돼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코로나19와의 공존은 높은 백신 접종률을 전제로만 가능한 선택지라는 한계가 있다. 오타고대학 전염병학자 마이클 베이커는 NYT에 “재개방으로 가는 지름길을 택한 나라들이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목숨을 건 도박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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