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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우폴 제철소 봉쇄’ 루한스크에서도 재연 우려

세베로도네츠크 화학공장에 800명 갇혀
러시아군 폭격으로 공장에 큰 불 발생
우크라이나군도 갇혀 있다는 설 제기

러시아군의 집중 공격을 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루한스크주 세베로도네츠크의 아조트 화학공장이 10일(현지시각) 폭격을 당해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이 공장에는 민간인 800여명이 대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베로도네츠크/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군의 집중 공격을 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루한스크주 세베로도네츠크의 아조트 화학공장이 10일(현지시각) 폭격을 당해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이 공장에는 민간인 800여명이 대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베로도네츠크/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군의 집중 공격을 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주 세베로도네츠크의 화학공장에 민간인 800여명이 갇혀 있어, 마리우폴 제철소 봉쇄 사태와 비슷한 참사가 재연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르히 가이다이 루한스크주 주지사는 11일(현지시각) 러시아군이 세베로도네츠크 시내 공업 지역에 있는 아조트 화학공장을 공격해 공장이 큰 불에 휩싸였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공장에서 기름이 대량으로 유출되면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가이다이 주지사는 “러시아군의 포격이 계속 이어지면서 대피소로 쓰이고 있는 건물들을 하나씩 파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공장에는 직원 200여명과 주민 600여명 등 모두 800여명의 민간인이 대피하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밝혔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에 따라 동남부 항구 도시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민간인과 군인들이 장기간 갇힌 채 집중 공격을 당했던 일과 비슷한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이 제철소에 갇혀 있던 민간인 수백명은 5월 초 유엔 등의 도움을 통해 빠져 나왔고, 이어 5월 중순에는 저항하던 군인들도 모두 항복했다. 분리주의 독립 세력인 ‘루간스크인민공화국’은 세베로도네츠크 도시 거의 전체를 장악한 가운데 화학공장을 포위했다고 주장했다. 로디온 미로스니크 인민공화국 대표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날 밤 일부 주민이 화학공장을 빠져나갔으며 우크라이나군이 민간인들을 인질로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장 안에는 300~400명의 우크라이나 군인이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군인들이 무기를 버리고 항복해야만 빠져나가는 것을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가이다이 주지사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아조트 화학공장이 봉쇄됐다는 주장은 거짓말”이라며 “우리 군인들이 여전히 도시 내 공업 지역을 지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군이 통제하고 있는 도네츠크주의 아우디이우카에서도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화학공장에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고 러시아 <리아 노보스티>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이 도시는 도네츠크주 러시아계 분리주의 세력이 장악하고 있는 도네츠크시의 북쪽 인근 도시다. 러시아군이 동부 전투 지역에서 정확도가 떨어지는 대함 미사일을 이용해 공격을 펴고 있어 큰 피해가 우려된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 폭격기들이 1960년대에 개발한 대함 미사일 Kh-22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미사일은 핵탄두를 탑재해 항공모함 등을 공격하기 위해 개발됐다. 영국 국방부는 이 미사일을 지상 공격에 사용하면 “정확도가 아주 떨어져 심각한 부수적 피해를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군이 이 미사일을 사용하는 것은 더 정밀한 미사일이 부족한 탓으로 보인다고 영국 국방부는 분석했다. 가이다이 루한스크주 주지사는 러시아군이 루한스크 공격에 화염방사기까지 동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소셜미디어에 쓴 글에서 “밤이면 러시아군이 화염방사 로켓을 사용해 수많은 집들이 불에 타고 있다”며 루한스크주 동쪽 끝 러시아 국경 도시 브루비우카에서 특히 큰 피해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를 장악한 러시아가 이 지역 곡물을 확보해 판매할 회사를 세웠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예브게니 발리츠키 현지 임시 정부 대표는 새로 세운 국영 회사가 몇몇 곡물 시설을 통제하고 있다며 “이 곡물은 러시아 소유이며 누가 이 곡물을 구입할지는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발리츠키 대표는 곡물 생산자들에게서 곡물을 강제 징발하거나 곡물 판매를 강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농민들이 곡물 가격을 받고 있는지는 불확실하다고 <에이피>가 전했다. <리아 로보스티> 통신은 러시아군이 점령한 남부 헤르손주에서 당국이 주민들에게 러시아 여권 발급을 시작해 주지사 등 23명의 주민이 여권을 받았다고 전했다. 헤르손주는 러시아가 2014년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와 가까운 흑해 연안에 위치해 있으며, 러시아군은 주민 투표 등을 통해 이 지역도 러시아에 병합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