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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이 원하는 특단대책은? 용도용적제 개선-양도세 감면

“제대로 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가 새해 벽두부터 집값 안정을 목표로 한 대규모 공급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부동산 투자 열기는 점점 더 달아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추진 중인 대책 이외 ‘특별한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약발 먹히지 않는 ‘특단의 공급 대책’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가 잇달아 “설 이전까지 도심에 대규모 공급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선언하고 관련 후속조치를 쏟아냈지만 부동산 시장의 반응은 정부 기대와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의 고공행진을 멈추질 않고, 전세금도 상승세가 꺾이질 않고 있다. 오히려 아파트 값은 오름세를 키우는 모양새다. 한국부동산의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18일 기준 전국 아파트 1월 셋째 주 상승률은 0.29%로 전주(0.25%)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특히 수도권은 0.31% 올라 부동산원이 통계를 작성한 이후 8년 8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을 정도다. 상황이 이쯤 되자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역세권 확대 △준공업지역 활용한 주택공급 △저밀주거지의 고밀 개발 등 이른바 ‘변창흠 3법’만으로는 역부족이 아니냐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심지어 현 정부의 콘크리트 지지기반으로 여겨지는 시민단체와 좌파 언론들을 중심으로 정부의 공급확대 방침이 시장에 ‘개발호재’로 인식돼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부작용만 낳고 있다는 볼멘소리마저 터져 나오고 있다.

정권 후반기로 접어든 시점에서 대규모 공급을 속도전 펼치듯 추진하고,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세우는 보궐선거까지 맞물려 원래 목적과 상관없이 부동산시장에 ‘개발 호재’라는 신호를 주기 쉽다는 것이다.

정부가 설 이전에 내놓을 대책에 민간에서 제안하는 공급 확대 방안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용도용적제 완화로 도심 개발 활성화시키자

주택업체들은 용도용적제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용도용적제는 주상복합 건축물의 용적율을 산정할 때 주거비율이 높을수록 허용 용적률을 낮추는 제도다. 도심에 위치하는 주상복합건물이 과밀 개발되는 것을 막기 위해 2000년 서울시가 첫 도입했다.

용도용적제로 인해 상업지역에서 들어서는 주상복합건물이나 주거복합건물의 경우 1000%안팎까지 허용되는 용적률은 주거시설면적 비율이 높아질수록 낮아진다. 광주시의 경우 전체건물 면적의 90%를 주거시설로 지으면 1000%로 돼 있는 용적률 상한이 470%로 쪼그라드는 식이다.

허용 용적률을 많이 받기 위해선 상업시설의 비율을 높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경기 침체 장기화로 도심에서도 상가 공실률이 높아지고 있는 최근 부동산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민간업체가 선뜻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리스크다.

주택업체들은 따라서 집값과 전세금 안정을 위해 정부가 도심 고밀개발을 추진하려면 용도용적제를 폐지 또는 완화해달라고 요구한다. 활발한 민간 참여를 통해 적잖은 도심지 주택공급이 이뤄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늘어난 용적률로 발생한 개발이익은 공공임대주택과 공공기여금 납부 등을 통해 환수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대전시는 2019년 도시철도 1호선 역세권 상업용지의 용도용적제를 완화하면서 상가비율 10%일 때 허용되는 용적률을 750%에서 1100%로 확대해줬다. 대신 늘어난 350%의 용적률 가운데 절반은 청년, 신혼부부용 주택 등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용도용적제 완화에 따른 도심 개발 활성화와 주택 공급 확대 효과도 제법 큰 것으로 나타났다. 권영선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일부 지역은 용도용적제 완화 시뮬레이션 결과, 주거면적이 11배로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을 정도다.

● 재개발 재건축, 양도세 한시적 감면 필요하다

전문가들이 집값 안정을 위한 ‘0순위’ 대책으로 꼽는 대책은 민간 재건축 재개발 허용이다. 또 양도소득세 한시적 감면도 충분히 단기간에 공급을 늘릴 수 있는 카드다.

이창무 한양대 교수가 2019년 서울시의회에 제출한 보고서 ‘서울 정비사업 출구전략의 한계 및 개선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가 2012~2018년까지 취소한 재개발·재건축 사업지는 모두 393곳이고, 이로 인해 착공하지 못한 아파트는 모두 24만8889채로 추산됐다.


이들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됐다면 위례신도시(4만4877채) 5개 규모의 새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다는 뜻이다.

양도세 한시적 완화에 따라 나올 주택 물량은 다주택자의 현황으로 추정할 수밖에 없다. 통계청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2019년 주택소유통계’에 따르면 2주택 이상 다주택자는 228만4000명이다. 따라서 이들 가운데 10%만 1주택을 시장에 풀어도 23만 채가량 공급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런 결과를 의식한 야당을 중심으로 정치권에선 재건축 재개발 완화와 양도세 한시적 감면 요구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각종 규제로 멈춰져 있던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활성화해 기존 도심의 고밀도·고층화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양도세 완화는 단기공급 확대가 필요한 상황에서 유일하게 꼽히는 방안”이라며 중과제 폐지를 약속하기도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주택 공급과 민간이 재개발·재건축을 적극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향후 5년간 74만6000채 공급을 목표로 하겠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이들의 제안이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겨냥한 선심성 발표인데다 현 정부가 이를 사실상 금기어처럼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현실화에는 적잖은 난항이 예상된다는 의미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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