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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1시간 ‘울릉공항’ 건설 본궤도

【현장】 국내 첫 도서지역 소형공항 울릉공항
해양매립 높이 46m, 1.2㎞ 활주로 등 국내 최초 기록들 쏟아져

울릉공항 조감도. 국토교통부 제공

울릉공항 조감도. 국토교통부 제공

천혜의 관광자원을 지닌 아름다운 섬이지만 뱃길 3~4시간을 포함해 서울에서 가는 데 7~8시간이 걸리는 탓에 접근이 쉽지 않았던 울릉도가 성큼 가까워지고 있다. 울릉도민의 숙원 사업이던 ‘울릉공항’ 건설 사업이 최근 공항 부지 해상매립에 착수하며 본궤도에 올랐기 때문이다. 오는 2026년 울릉공항이 개항되면 김포공항에서 항공기를 타고 1시간만에 울릉도에 도착할 수 있게 돼 ‘울릉도 당일 관광’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9일 찾은 경북 울릉군 울릉읍 사동리 앞바다 울릉공항 현장은 파도가 잔잔한 가운데 해상 매립을 위한 포크레인의 사석(작은 돌덩이) 투하 작업이 한창이었다. 바다 위에는 해상 방파제 구조물인 높이 18m의 초대형 ‘케이슨 1호’가 수면 4m 위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포항에서 제작된 케이슨은 아파트 12층, 3개 동 크기의 철근콘크리트 구조물로, 예인선에 이끌려 포항에서 울릉도까지 210㎞ 거리 바닷길을 시속 5~6㎞ 속도로 52시간 이동한 뒤 지난달 19일 현장에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수형 디엘(DL)이앤씨 울릉공항 현장소장은 “2010년 11월 공사에 착수한 뒤 현재 울릉공항 건설공사의 공정률은 20%를 넘었으며 연말까지 전체 30함 가운데 11함의 케이슨을 설치할 계획”이라면서 “케이슨 설치와 매립을 거쳐 수면에서 23~24m 높이의 활주로 등 공항 터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공정으로, 2025년 완공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초대형 해상 구조물인 케이슨이 설치된 울릉공항 매립지 공사 현장. 국토교통부 제공

초대형 해상 구조물인 케이슨이 설치된 울릉공항 매립지 공사 현장. 국토교통부 제공

울릉공항은 울릉도 남쪽에 있는 사동항 일원에 50인승 소형 항공기가 취항할 수 있는 소형공항이지만 국내 공항 건설의 새로운 기록을 쏟아내고 있다. 먼저 평균 수심이 23m, 성토 높이가 평균 46m에 이르는 국내 최대 높이의 해양매립공사가 이뤄지고 있다. 부산 가덕공항의 평균 수심 20m를 웃도는 깊은 수심으로 인해 울릉공항 매립에 필요한 토사 915만㎥는 인접한 가두봉을 30개월간 깎아내 확보하게 된다. 또 항만이 아닌 공항 건설에 케이슨 공법이 적용되는 것은 울릉공항이 국내 처음으로, 케이슨의 무게도 지난 2013년 울릉 사동항에 쓰인 1만4천톤급 이후 역대 최대인 1만6천톤에 이른다. 여기에다 서울~울릉 1시간, 제주~울릉 1시간 등 획기적인 교통시간 단축에 따라 울릉도는 제주도를 제외한 우리나라 도서지역 가운데 처음으로 전국 1일 생활권에 편입될 전망이다. 50인승 항공기 이착륙에 맞춰 활주로 길이가 1.2㎞로 짧게 설계된 것도 국내 공항 가운데 처음이다. 정부는 2025년 3분기까지 총사업비 7092억원을 투입해 활주로와 계류장, 여객터미널, 부대시설 등을 완성하고 그해 4분기 시험 운영을 거쳐 2026년 상반기 정식개항한다는 계획이다. 15분에 1대씩 항공기가 뜨고 내리도록 해 1시간에 8대씩, 하루 약 2천여명이 공항을 이용할 수 있도록 운용할 계획이다. 활주로와 계류장 운영은 국토부(부산지방항공청)가, 여객터미널 등 부대시설은 한국공항공사가 맡는다. 여객터미널 옥상에는 가두봉을 형상화한 공항 전망대가 설치돼 항공기 이착륙과 동해바다, 독도 조망이 가능한 관광명소로 꾸며진다.
울릉도 항공, 해상 교통망. 국토교통부 제공

울릉도 항공, 해상 교통망. 국토교통부 제공

국토부는 울릉공항이 개항하면 울릉 주민의 교통 복지가 크게 향상되고 울릉도를 찾는 관광객이 현재 연간 30만~40만명대에서 오는 2035년에는 100만명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주종완 국토부 공항정책관은 “울릉공항은 정부가 연륙교가 없는 도서 지역의 교통편의 등을 위해 추진하는 7개의 소형공항 프로젝트 가운데 가장 속도가 빠른 사업”이라면서 “향후 흑산도공항, 백령도공항 등과 함께 국내 주요 섬을 잇는 하늘길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항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울릉도 주민들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곽인길 울릉군 사동3리 이장은 “공항이 문을 열면 환자 이송 등 울릉 주민들의 교통편의가 개선되고 일자리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다만, 경북도와 울릉군은 관광객 증가를 대비해 부족한 교통편, 숙박시설 등 관광인프라를 서둘러 확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릉도/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