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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정과제 실행 공연”…기업에 4억여원 걷은 ‘청와대 콘서트’

청와대 전경.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청와대 전경.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한 청와대 야외 콘서트에 민간 기업들이 4억여원 상당의 현금 및 물품을 후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관사인 국악방송은 예산 부족으로 ‘국정과제 실행’을 강조하며 기업들에 먼저 후원을 요청했다. 야당은 박근혜 정부 당시 기업들로부터 기부금을 걷은 미르재단이 떠오른다고 비판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의 설명을 종합하면 민간기업 및 단체 7곳은 지난달 28∼30일 3일 동안 청와대 대정원에서 열린 ‘2023 청와대 케이(K)-뮤직 페스티벌’ 행사에 4억6000만원의 현금과 500만원 상당의 물품을 후원했다. △한국시멘트협회 △쌍용건설 △우리금융그룹 △농협중앙회가 각 1억원, △아이비케이(IBK) 기업은행과 △케이디비(KDB) 산업은행이 각 3천만원씩 냈고, 대한제분그룹 산하 글로벌심층수는 500만원 상당의 생수를 협찬했다. 이 행사는 문체부가 주최하고, 산하기관인 국악방송이 주관하는 형태로 열렸다. 기업들의 후원은 국악방송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국악방송은 행사를 3주 앞둔 지난달 4일 각 기업 홍보실과 전략기획팀 등에 협찬 요청서를 발송했다. 국악방송은 요청서에 해당 행사가 ‘청와대를 국민품으로라는 국정과제를 실행하는 의미를 담은 공연’이란 점을 명시했다. 협찬 요청 금액은 ‘추후 공개’라며 공란으로 남겨놨다. 국악방송이 이렇게 끌어모은 협찬액수는 당초 책정한 공연 예산(11억원)의 절반에 가깝다. 국악방송 관계자는 “아무래도 공연을 풍성하게 잘 하려다 보니 정해진 예산보다 비용이 증가하게 될 것 같아서 후원을 요청하게 됐다”며 “주어진 예산 안에서 최선을 다해 좋은 공연을 만들어도 좋겠지만, 여력이 된다면 다른 기관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법적 문제도 없다”고 말했다. 이병훈 의원은 “청와대 개방이라는 대통령 치적을 홍보하기 위한 행사에 민간기업의 후원을 받는 것은 부적절하다. 박근혜 정부 당시 미르재단을 통해 기부금을 받은 것과 무엇이 다르냐”며 “국정감사를 통해 민간기업 후원의 적절성을 따져 묻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