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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잡겠다’던 대만, 코로나 확산에 정부지지율·경제 ‘흔들’

4월말 이후 확진자·사망자 급증
차이잉원, 2020년 5월 이후 최저
경제성장률도 3.91% 하향 조정
올해 한국 1인당 GDP 넘을지 미지수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지난해 10월10일 타이베이에서 열린 건국 기념일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타이베이/EPA 연합뉴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지난해 10월10일 타이베이에서 열린 건국 기념일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타이베이/EPA 연합뉴스

‘한국을 잡겠다’고 큰 소리치던 대만이 코로나19에 발목을 잡혔다. 한동안 100명 아래였던 하루 확진자가 최근 5만~6만명 대에 이르면서, 정부 지지율이 급락하고, 경제성장률도 하향 조정되고 있다. 대만 지상파 방송인 <티브이비에스>(TVBS)가 9일 대만 성인 872명을 조사해 내놓은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차이잉원 총통의 국정운영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36%에 불과했다. 지난 3월 조사 때엔 ‘만족한다’는 응답이 43%였지만, 석달 사이 7%포인트가 떨어진 것이다. 차이 총통에 대해 ‘불만족한다’는 응답은 48%로 3월 조사 때 36%보다 12%포인트나 증가했다. 이는 차이 총통이 2020년 5월20일 두 번째 집권을 시작한 뒤 기록한 최저 지지율이다. 차이 총통은 집권 1기였던 2016~2020년 지지율이 한 때 15%(2018년 11월)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집권 2기 이후로는 코로나19 사태에 잘 대응했다는 평가가 이어지며 37~61%의 지지율을 보여왔다. 차이 총통의 지지율이 하락한 가장 큰 요인은 심각해진 코로나19 사태이다. 전염성이 강하지만 상대적으로 치명력이 낮은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되면서, 대만 정부는 기존의 엄격하던 방역 통제를 완화해 사실상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전환했다. 그와 함께 4월 말부터 상황이 극적으로 악화했다. 국제 통계 누리집 아워월드인데이터 자료를 보면, 인구 2380만명인 대만은 지난 4월29일 기준 누적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0만753명이었으나, 지난 11일에는 284만명으로 늘어났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도 4월29일 기준 862명에서, 11일 기준 4008명으로 급증했다. 2년 넘게 800명대에 그쳤던 사망자가 40여일 사이 4배 증가한 것이다. 그에 따라 대만 정부의 코로나 대처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38%로, 차이 총통의 지지율 36%와 비슷했다. 이는 2021년 5월 조사 때의 만족도 61%보다 23%포인트나 떨어졌다. 정부의 코로나 대처에 불만족한다는 응답은 54%로 지난해 5월 조사 때 33%보다 21%포인트 증가했다. 대만 정부의 코로나 대처에 대해 불만족한다는 응답이 만족한다는 응답을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만 방송사 &lt;티비브이에스&gt;가 지난 9일 보도한 차이잉원 총통에 대한 만족도 조사 결과 추이. 대만은 신해혁명이 있었던 1911년을 기준으로 연도를 센다. 111년은 2022년이다. TVBS 갈무리

대만 방송사 <티비브이에스>가 지난 9일 보도한 차이잉원 총통에 대한 만족도 조사 결과 추이. 대만은 신해혁명이 있었던 1911년을 기준으로 연도를 센다. 111년은 2022년이다. TVBS 갈무리

그로 인해 경제 전망도 하향 조정되고 있다. 대만 정부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예상치는 3.91%로 지난 2월 발표 때의 4.42%보다 하락했다. 대만 정부는 앞서 지난 4월에도 국내총생산 증가율을 4.02%로 한 차례 낮춘 바 있다. 대만 당국은 “주요 수출품인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강세를 보이지만, 코로나19 감염 급증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 금융·경제기구 등의 예측도 하향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4월 대만의 경제성장률을 3.2%로 예측한 바 있다. 당시 국제통화기금은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5%로 예측해, 올해 대만의 1인당 국내총생산이 한국을 앞설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졌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