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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감염병 공포, 우리 안의 ‘편견 본성’을 깨우다

◇감염병 인류/박한선 구형찬 지음/360쪽·2만 원·창비
1349년 흑사병 유행 당시 벨기에에서 유대인들을 불에 태워 죽이는 모습을 그린 그림. 전염병 대유행 때마다 인간은 이질적 집단에 대한 박해에 나섰다. 저자는 이를 ‘행동 면역체계 오작동’의 결과로 설명한다. 창비 제공

인류가 대역병의 검은 구름에 덮인 뒤 16개월이 지났다. 아직도 이와 관련된 신간을 펼쳐야 할까. 답은 ‘그렇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직후 단 몇 개월 사이에 독자의 시선을 끈 책이 있다면 실제로는 코로나19 이전의 전염병을 다뤘거나, 기존 책에 몇 개의 보론(補論)만 덧붙였거나, 충실한 정보를 미처 담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충분한 숙고를 녹인 ‘새 감염병 담론’은 이제부터다.

이 책은 인류학 박사인 의사(신경인류학자 박한선)와 인지종교학자(구형찬) 간 협업의 산물이다. 그 영역은 의학과 역사, 종교를 넘나든다. 저자들의 말을 빌리면 “기나긴 인류 진화사의 관점에서 감염균과 인류의 공(共)진화적 투쟁, 투쟁의 과정 중에 빚어진 인류의 인지(認知)와 감정, 사회와 문화, 신앙과 종교에 대한 책”이다.

인류는 끊임없는 기술혁신을 이뤄왔지만 이는 대재앙도 불러왔다. 대표적인 예가 농업혁명이다. 소의 몸에 살던 미생물은 홍역·결핵·천연두를, 돼지 몸에 있던 미생물은 백일해와 인플루엔자를 각각 가져왔다. 인류를 괴롭힌 감염 병원체 1400종 중 800종은 사람과 동물 간 인수(人獸)공통 병원체다.

음식을 익혀 먹으면서 병원체의 침입이 줄 것 같았지만 인구 밀집이 높아지면서 사람 사이의 감염은 오히려 늘었다. 물자와 사람이 이동하면서 감염균도 이동했다. 오랜 역사를 걸쳐 지구 위에 살았던 사람 중 절반 이상이 감염병으로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인간과 병원체는 오랫동안 서로를 길들였다. 창과 방패의 대결이었다. 방패도 발달했지만 부작용을 피할 순 없었다. 몸속 면역체계가 오작동하면 알레르기나 자가 면역 반응을 일으킨다. 신체 면역체계뿐 아니라 ‘행동 면역체계’도 있다. 배설물이나 토사물, 해로운 곤충이나 설치류를 본능적으로 회피하는 행동체계를 뜻한다. 행동 면역체계도 자주 오작동 한다. 오늘날 각국에서 볼 수 있는 외국인 혐오가 대표적인 사례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팬데믹이 장기화하면 인간 본능에 각인된 행동 면역체계를 통해 개방성을 낮추고 집단주의가 득세하도록 만들 수 있다. 지금의 강대국 간 갈등에 행동 면역체계 오작동이 개입된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언제든 다시 찾아올 감염병과 함께 인류는 어떻게 살아나가야 할까. 저자들은 옛 프로이센의 인류학자 피르호의 말을 빌려 “의학은 사회과학이며 정치는 대규모 의학이다. 의학은 이론적 해결책을, 정치는 실제적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한다. “우리의 의학 수준은 세계 정상급이다. 부족한 쪽이 어느 쪽인지는 자명하다”고 말한다.

장기적으로는 감염과 관련된 불안과 공포, 강박, 그리고 혐오와 배제, 차별에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 저자들의 권고다. “(이것들은) 감염병 자체보다 막대한 피해를 가져온 ‘우리 본성의 악한 천사’다. 체면 때문에, 법과 평판 때문에 잠들어 있던 이 오랜 본성들은 팬데믹 상황에서 강력하게 활성화될 수 있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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