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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공매도 금지國' 낙인땐 외국인 자금 썰물

◆ 공매도 재개 논란 ◆

정치권을 중심으로 오는 3월 15일 종료되는 `공매도 금지` 연장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가 나타나면서 해외 자금의 대량 유출 경고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년 이상 공매도 금지가 지속될 경우, 한국이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공매도 금지 상시 국가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아 투자환경 요인에서 낮은 점수를 받으며 한국 투자 비중이 축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환경 개선으로 선진국 지수 편입을 통한 코스피 밸류업(가치 상승) 노력이 물거품될 뿐만 아니라 대표 신흥국으로서의 지위 약화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공매도 금지 논란으로 인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EM) 내 비중 축소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MSCI EM 추종 자금은 2020년 말 기준 약 2400억달러(264조원)로 한국 비중은 13.4%(35조3700억원)다. 이 비중에서 1%포인트만 축소돼도 분기변경에서 하루 만에 약 3조원의 순매도로 주가 하락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MSCI의 지수 정기 변경은 5월에 예정돼 있다. 5월에도 공매도가 재개되지 않는다면 공매도 금지기간이 1년을 경과해 그만큼 `페널티`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터키는 공매도 체계가 제대로 운용되지 않고, 해외 투자자들에게 관련 사실이 즉각적으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MSCI에서 평가 하향과 강등 경고를 받았으며 연말 EM 내 비중이 1.41%에서 0.34%로 1.07%포인트나 하향 조정됐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공매도 금지 장기화는 자유로운 자본시장투자를 방해하는 요소로 거론돼 향후 MSCI 지수 편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MSCI 지수를 직접 추종하는 상품과 관련 펀드가 워낙 크기 때문에 비중이 줄면 기업의 체력에 상관없이 주가가 빠져버린다"고 지적했다. 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외국·기관투자가들은 변동이 발생할 경우 신흥국 지수에서 자금을 매도해 채권으로 이동시키기 때문에 한국은 펀더멘털과 상관없이 피해를 본다"며 "코로나19 위기 속에 코리아디스카운트를 겨우 극복하고 있는 한국은 공매도에 얽매이지 말고 적극적인 선진국 지수 편입을 추진해 증시를 밸류업해야 안정적인 3000선을 구축하고, 4000선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해 EM 내 한국 비중은 2017년 15.4%였으나 중국의 성장과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 중동계 지수가 경쟁적으로 비중을 확대하면서 2019년 11%대까지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면서 겨우 13%대를 회복한 실정이다. 글로벌 대표 지수인 MSCI가 비중을 조정하면 유사 패시브 펀드들도 손실을 우려해 연쇄적인 동반 매도까지 발생한다.

공매도란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서 매도한 뒤 실제로 주가가 하락하면 싼값에 되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얻는 매매 기법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코로나19 창궐로 증시 폭락 사태가 발생하자 3월 16일부터 6개월간 공매도 거래를 금지했다. 이후 9월 한 차례 더 연장해 금지 기간이 3월 15일까지로 늘어났다.

[진영태 기자 / 김정범 기자]

공매도가 주가하락 원흉?…테슬라 공매도세력 44조원 쪽박찼다

공매도 오해와 진실

"시장 결국 펀더멘털 따라가


공매도 인한 변동성 일시적"

유럽 공매도 재개후 주가 올라


코스피도 과거 2차례 유사사례
석달 후 수백포인트씩 상승

2008년 공매도 타깃 폭스바겐


이틀만에 주가 4배 오르기도

#1. 지난해 7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자사 온라인 쇼핑몰에 `테슬라 숏팬츠(짧은 반바지)`를 출시했다. 새 사업이라기보다는 10년 이상 테슬라를 저평가한 공매도(Short-selling) 세력들을 풍자하기 위해 기획상품을 마련한 것이다. 앞서 머스크는 2019년 11월 테슬라 전기트럭 공개와 독일 공장 추진 등으로 주가가 17% 급등하자 대표적인 테슬라 공매도 투자자인 데이비드 아인혼 헤지펀드 매니저에게 반바지를 선물하기도 했다. 아인혼은 테슬라에 공매도 투자를 했다가 대량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 CEO는 작년 7월에도 트위터에 "누가 숏팬츠를 입고 있냐"며 공매도 세력을 비웃기도 했다. 미국 금융정보 분석업체 S3파트너스에 따르면 테슬라를 공매도한 투자자들은 지난해 401억달러(약 44조3000억원) 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2. 2008년 10월 금융위기 당시 폭스바겐은 공매도 공격 덕분에 세계 자동차 시가총액 1위 업체가 됐다. 헤지펀드들은 당시 금융위기로 경기침체가 현실화하자 폭스바겐 지분 약 12%를 공매도했다. 당시 지분 35%를 보유했던 최대주주 포르쉐는 공매도에 대응하기 위해 지분을 42.6%로 확대했고, 연말까지 지분을 50%로 확대하겠다고 공시했다. 최대주주의 지분 매수에 주가가 상승하자 당황한 헤지펀드들이 대량 손실을 무릅쓰고 공매도 숏커버링에 들어가면서 주가는 이틀 만에 4배 상승했다. 정치권에서는 주가 하락 우려로 공매도 금지 연장에 대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공매도는 주가 하락 공포로 이어지지 않은 사례가 많다. 특히 공매도는 주가 거품을 가라앉히는 순기능이 있는 데다 시장이 정상으로 돌아왔는데도 강제로 제도를 틀어막으면 시장의 자율 기능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테슬라는 공매도 세력이 패한 대표적인 예다. 22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미국 테슬라 주식 공매도 비중은 1.14% 수준이다. 2012년 10월 테슬라 주식의 공매도 비중이 44%에 달했고 주가는 5달러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테슬라 기업가치가 높아지면서 공매도 비중이 크게 줄어든 것을 알 수 있다.

테슬라 외에도 지난해 상승장에서 주가 고평가를 이유로 공매도 포지션에 섰던 세력들은 애플에서 7조3000억원, 아마존에서 6조3000억원 등 대량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은 결국 장기적으로 펀더멘털을 따라가기 때문에 공매도 주문량이나 금지·재개 여부가 일시적인 변동성을 가져올 수는 있어도 대세 하락장을 연출하지는 못하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일시적으로 공매도를 금지했다가 재개한 유럽은 재개 당일과 이후 주가가 글로벌 증시 흐름에 따라 비교적 안정적인 우상향 그래프를 그렸다. 공매도 재개에 따라 한국 증시가 폭락할 가능성도 작다는 의미다.

22일 각국 거래소에 따르면 프랑스(CAC40 지수)는 지난해 공매도 재개일인 5월 18일 주가가 5.15% 상승했고, 이탈리아(FTSE MIB 지수)역시 3.25%가량 주가가 올랐다. 지난해 공매도 거래를 금지했다가 재개한 국가는 오스트리아 벨기에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대만 말레이시아 등이다. 이 가운데 올해 1월 공매도를 재개한 말레이시아를 제외한 국가는 상승장을 연출했다.

국내에서도 지난 두 차례 공매도 금지 이후 해제 과정에서 폭락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08년과 2011년 두 차례(비금융주 포함)에 걸쳐 공매도가 금지됐다. 2008년 10월 1일부터 이듬해 5월 31일까지는 미국발 금융위기로인한 과도한 변동성 대처였다. 이어 2011년 8월 10일부터 11월 9일까지 3개월간 유럽발 재정위기로 공매도를 금지했다.

2009년 6월 1일 공매도 재개일 코스피지수는 1.37% 올랐지만 한달 후 주가는 오히려 0.24%가량 하락했다. 다만 재개 석 달 후에는 14.69%까지 껑충 뛰어 1396에서 해제된 코스피지수는 1700을 넘어섰다. 2011년 11월 10일 공매도 재개일에는 주가가 4.94% 하락했지만 이듬해 상승 반전하며 주가는 1908에서 1800대로 내려간 뒤 곧바로 2000을 돌파하며 건재함을 보여줬다.

[진영태 기자 /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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