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logo
star Bookmark: Tag Tag Tag Tag Tag
Korea

데뷔 첫 남우주연상 받은 정우성 "오해도 이해로 나아가는 과정"

"계획하고 꿈꾸지 않고 버티다 보니 이렇게 상을 받게 됐습니다."
 지난 21일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제40회 청룡영화상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정우성(오른쪽)이 여우주연상 수상자 조여정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스포츠조선
지난 21일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제40회 청룡영화상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정우성(오른쪽)이 여우주연상 수상자 조여정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스포츠조선
지난 21일 밤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호텔. 40번째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배우 정우성(46·사진)씨가 데뷔 25년 만에 처음으로 남우주연상을 받자 "얼떨떨하다"며 남긴 수상소감이다. 청룡영화상은 매년 시상식이 열리기 불과 몇 시간 전 수상자를 결정해 후보는 물론이고 주최 측조차 수상자가 누구인지 미리 알 수 없다. 꾸미지 않은 평소의 생각이 수상 소감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1990년대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휩쓴 ‘청춘의 아이콘’이었던 그는 그동안 남우주연상 후보에 네 번, 남우조연상에는 한 번 이름을 올렸지만 늘 수상의 문턱에서 좌절했다. 그래도 묵묵히 버텼다. 결국 영화 ‘증인’에서 살인사건 목격자인 자폐소녀를 만나 소통하고 성장하는 변호사 역을 맡아 결국 영화계 최고의 자리까지 올랐다.

수상 하루 전날 뜻밖의 장소에서 그를 만났다. 서울 중구 무교로 유엔난민기구(UNHCR) 서울지부 사무실에서였다. 오는 12월 17~18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글로벌 난민 포럼(Global Refugee Forum)’을 알리는 간담회 자리였다.

남색 피코트와 검은 티셔츠 차림으로 책상 하나를 두고 바로 앞에 마주앉은 그는 꾸밈 없고 소탈했다. 눈가의 잔주름에서 세월의 흔적이 묻어났다. 질문에 대한 답을 할 땐 단어 선택에 하나에도 신중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문득 5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그가 묵묵하게 UNHCR 친선대사로 활동하면서 느꼈던 어려움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정씨는 지난 5년 동안 네팔과 남수단·방글라데시 등 7개국의 난민 캠프를 방문했다. 올해 6월엔 자신의 난민 보호 활동을 기록한 에세이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을 펴내기도 했다.

"오해는 이해의 과정에서 생기는 게 아닐까요?"

그는 UNHCR 친선대사로 활동하는 동안 ‘난민에 대한 오해’ 때문에 힘든 적이 많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제주도 예멘 난민 사건’을 예로 들었다.

지난해 여름 제주도에 입국한 예멘인 500여명이 난민 신청을 하면서 난민 수용 반대 여론이 형성, 난민을 바라보는 시선이 급격히 냉랭해졌다. 난민 유입으로 범죄가 늘거나 일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괴담처럼 퍼져나갔다.

정씨는 이를 계기로 국내에서 난민에 대한 인식이 이해가 확산된 것을 반기면서도 ‘반감’ 또한 깊이 자리잡게 된 것을 우려했다. 하지만 그는 이 모든 것을 ‘진정한 이해의 길로 나아가는 과정’으로 봤다.

 2015년부터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 활동한 정우성(우)씨와 제임스 린치(좌)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 대표 등이 지난 20일 서울 중구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2015년부터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 활동한 정우성(우)씨와 제임스 린치(좌)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 대표 등이 지난 20일 서울 중구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가까운 친구의 친구를 알아갈 때도 시간이 필요하잖아요. 오해는 이해의 과정에서 생기는 절차 아닐까요? 오해를 만드는 여러 요소들이 있겠지만, 누군가를 이해해가는 과정 속에서 당연히 거쳐야하는 절차라고 생각해요. 시간이 흐르고 거리와 간극이 좁혀지면, 대상을 온전히 이해할 날이 오겠죠."

우리나라에서도 난민에 대한 인식이 커지면서 개인 부문 후원 규모는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대한민국 정부 공여금은 2540만 달러(299억원)였으며, 개인 부문 후원은 이보다 훨씬 많은 4400만 달러(518억원)였다.

이날 행사에는 제임스 린치 UNHCR 한국대표부 대표와 방글라데시 난민 출신으로 귀화한 이나니(방글라데시 이름은 로넬 차크마 나니)씨도 참석했다. 방글라데시 전체 인구의 0.7%에 불과한 소수민족 ‘줌머족’ 출신인 이씨는 소수민족 차별에 맞서 인권운동을 하다 한국으로 망명, 2004년 난민 지위를 인정 받았고 2011년 귀화해 한국인이 됐다.

한국 생활 20년 차인 그는 비교적 유창한 한국어로 "난민들도 한국 사회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정된 파이를 나눠먹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난민 출신으로 직접 사업체를 만들어서 한국에서 일자리를 만들기도 하고 통역사로 활동하는 등 새로운 파이를 만들어 사회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이씨는 현재 김포시 외국인 주민지원센터에서 상담 팀장을 맡고 있다. 간간이 벵골어 통역사로 일한다. 그는 "난민도 (우려와는 달리) 한국의 안보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면서 "우리 아들도 올해 학생군사교육단(ROTC)에 합격해 열심히 복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린치 대표는 교육 지원 같은 인도주의적 활동이 개발원조 못지 않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린치 대표는 "교육은 난민이 고향으로 돌아가거나 머물러 있는 나라에 재정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한국은 교육 수준이 높고 첨단기술을 갖춘 나라로, 원격 교육을 통해 한국에 살고 있는 난민들 뿐만 아니라 해외 저개발국에 정착한 난민들의 교육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간담회 끝무렵에 정씨는 난민 문제가 우리와 상관없는 ‘먼 나라’ 이야기만은 아니라며 난민 문제에 대한 관심을 호소했다.

"지금도 1분이 지날 때 마다 25명씩 난민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중략) 더는 난민 보호 책임이 그 주변국이나 약소국가에게 떠넘길 수 없는 국제적인 문제가 됐어요. 새로 생긴 ‘이웃’을 어떻게 이해할지 함께 고민하고 사회 변화 속에서 같이 이해하는 마음으로 난민을 바라보면 좋겠습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난민 이슈에 대해 ‘책임의 공동부담’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독일을 비롯한 유엔회원국 181개국은 앞으로 4년 마다 글로벌 난민 포럼을 개최하고, 작년 12월 뉴욕 선언에서 합의한 ‘글로벌 난민 콤팩트(Global Refugee Compact)’의 실질적인 후속 이행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갖는다.

단순히 의식주 지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교육, 일자리, 취업 기회 제공 등을 통해 난민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핵심 목표다. 대한민국 외교부도 포럼에서 ‘일자리 및 생계분야’ 세션을 공동 후원한다.

Themes
I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