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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도쿄리포트] '혁명 외교'와 '韓國 쓰카레'

하고 싶은 말의 70%만 하는 일본인… 일본 내 여론 악화로 보이지 않는 피해 속출

이하원 도쿄 특파원
이하원 도쿄 특파원

일본 국회(참의원) 의원 백진훈은 아버지가 한국인, 어머니가 일본인이다. 그는 자신의 가족사(史)를 바탕으로 관찰한 한·일 간 차이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한국인은 하고 싶은 말의 120% 정도를 한다. 일본인은 70% 정도까지만 말하고 만다."

그의 '120 대 70' 이론을 최근 한·일 관계에 적용하면 여론이 악화하는 곳은 한국뿐만 아니다. 70%밖에 말하지 않는 일본인답게 한국제 불매운동을 입에 올리지 않는다.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까지 파기되는 데 대한 일본인의 혼네(本音·속마음)를 느끼기도 쉽지 않다.

실제 현실은 어떨까. 일본인 지인(知人) A씨는 중년의 일본인들 사이에서 오가는 얘기를 들려줬다. "요즘 우리끼리 얘기하다가 한국 문제가 나오면 '이젠 정말 지겹다' '한국은 선진국이 되려면 아직 멀었다' '합의를 해도 또 뒤집을 것 아니냐'는 얘기를 많이 한다"고 했다. 대학생 때부터 한국을 오갈 정도로 친한파(親韓派)였던 B씨는 "다시는 가고 싶지 않다"고 고개를 저었다. 일본의 젊은 세대는 역사 분쟁에 큰 관심이 없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영향권 내에 드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도 했다.

이런 얘기들을 일본의 사회현상으로 분석해 말한 것은 일 외무성 고위 관계자였다. 그는 이달 초 한국 특파원들을 만났을 때 '강코쿠 쓰카레(韓國つかれ)'를 언급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2015년 위안부 합의가 파기되고, 1965년 청구권 협정도 부정되면서 '코리아 퍼티그(Korea fatigue·한국으로 인한 피로감)'에 해당하는 이 말이 일본에 회자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의 발언은 과장된 것이 아니다. 전 주한 대사 오구라 가즈오(小倉和夫)도 본지 인터뷰에서 "현재 한·일 관계의 가장 큰 문제는 일본 사람들의 한국에 대한 감정 악화"라고 했었다. "그 결과 일본의 정책 당국뿐만 아니라 많은 관계자의 행동이 엄격한 제약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코쿠 쓰카레'는 일본 총리 아베 신조(安倍晋三)가 외교 문제로 경제적 보복을 가하는 배경이 됐다. 외교 문제에 경제적으로 보복하는 하지하(下之下) 정책이지만, 일본인들은 큰 지지를 보냈다. 그동안 문재인 정권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던 일본의 몇몇 신문들도 논조가 돌아서고 있다.

일본 내의 여론 악화는 보이지 않는 화살이 돼 재일교포와 주재원, 유학생 등에게로 날아오고 있다. 한국의 취업난으로 현해탄을 건너온 C씨는 일본 회사 최종 면접에서 이런 질문을 받았다. "최근 일·한 관계 악화 이유는 무엇인가." 그는 이 회사 신분증을 목에 걸기 위한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다. 재일 기업인 D씨는 올 초 신규 사업을 위해 일본 관청에 신청서를 넣었다. 기존 사업 영역을 약간 늘리는 것이기에 별걱정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몇 달이 지나도록 소식이 없자 포기했다. 기자가 겪은 일도 있다. 일본 공무원·언론인·학자들의 모임에 초대를 받았었다. 그런데 지난달 아베 내각이 한국을 수출 심사 우대국(화이트 국가)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내린 직후 연락을 받았다. "정원 초과로 초청을 취소하게 돼 죄송하다"는 내용이었다. 모임을 소개했던 E씨는 "현 상황에서 한국 기자의 참석에 부담을 느낀 것 같다"고 했다.

지소미아 파기 결정마저 내린 문재인 정권은 교토대 교수 나카니시 히로시(中西寬)의 지적처럼 '혁명(革命) 외교'를 하는 것처럼 일본에 비친다. 그 결과 국교 정상화 후 일본에서 50년 넘게 형성된 친한(親韓) 세력은 붕괴되고, 한국에 적대적 여론이 보이지 않게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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