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이하 미국 동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주최한 잡서밋에 출연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에 시장은 촉각을 곤두세웠다. 최근들어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하며 증시가 폭락하자 의미있는 발언이 나오길 기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파월 의장의 발언은 녹음 테이프를 틀어둔 듯 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2% 이르고, 완전 고용에 이를 때까지 완화적 통화정책을 계속할 것이며 이런 목표 달성 시기는 한참 멀었다고 밝혔다. 기회있을 때마다 파월 의장이 늘 강조했던 발언이다. 고용시장이 연내 목표에 이를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전혀 그럴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금리 상승에 맞선 조치를 기대했던 실망이 커졌다. 대형 기술주들이 이 발언 이후 폭락하며, 나스닥 지수는 이날 오후 2시께 3.4%까지 폭락했다. 이후 낙폭을 다소 회복 이날 나스닥 지수는 2.11% 하락하며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 지수, S&P 500지수는 각각 1.11%, 1.34% 하락, 마감했다.
이날 파월 의장이 필요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peration Twist : 단기 국채를 매도하고 장기 국채를 매입해 수익률 기울기를 낮추는 공개시장조작정책)에 나설 수 있다는 발언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지만 이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
파월 의장은 최근 금리상승에 대한 질문에 "주목할만하며 내 시선을 끌었다"는 정도로 언급했다. 구체적인 정책적 대응 조치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 같은 파월 의장의 발언이 알려지자 전날 1.47%에 거래를 마쳤던 10년물 국채금리는 1.545%까지 치솟았다. 이날 오후 4시 현재 1.54%를 기록했다. 올해 초 10년물 국채금리는 0.92%에 불과했다. 국채금리 상승에 따라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바닥을 치고 오르고 있다. 30년 모기지 금리는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으로 다시 3%대로 올랐다.
이 처럼 가파르게 금리가 상승하자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테슬라 주가는 장중 한때 600달러까지 떨어졌다. 장 마감을 앞두고 다소 회복, 4.86%하락하며 621.4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넷플릭스(-1.81%), 애플(-1.58%), 아마존(-0.91%) 등 주요 기술주들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유나이티드항공(-4.62%), 카니발(-4.43%), 하얏트(-3.68%), 익스피디아(-3.07%), 델타항공(-2.85%) 등 주요 경기민감주도 이날 줄줄이 하락했다.
[뉴욕=박용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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