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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지가 오르면 세금 더 낸다? 몇년 뒤엔 현실화 불가피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보유세·건강보험료도 연쇄적으로 함께 오르고, 결과적으로 국민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세간의 우려는 사실일까. 실제 공시가격이 각종 세금, 복지 혜택 선정 등에 영향을 주는 것은 맞다. 하지만 정부의 세부담 완화 정책과 여러 공제 혜택이 함께 시행되는 탓에 당장 실제 부담이 커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문제는 몇 년 뒤다. 지금과 같은 속도로 공시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한다면, 정부의 세 부담 완화 정책과 공제 혜택으로는 감당이 불가한 시점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공시지가 현실화 정책에 따라 공시가격이 2030년까지 시세의 90%까지 치솟으면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국민 부담이 점점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부동산 공시가격은 직접적으로는 재산세·취득세·종부세·양도소득세·상속세(조세·8개)를 산정하는 기준이 된다. 뿐만 아니라 기초연금 대상자 판단기준, 장애인연금 대상자 판단기준, 지역 건강보험료 부과기준, 취업 후 학자금 장기상환 대상자 판단기준(복지·10개)에도 활용된다. 이밖에 개발부담금 부과액 산정, 개발제한구역 보전부담금(부담금·4개), 민사소송 소가 및 인지대 산정, 과태료·벌금부과기준(행정 목적·21개)까지 영향을 줄 정도다.


최근 공시가격이 급등하면서 덩달아 보유세·건보료 등 세 부담이 전반적으로 가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비등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 정부는 “일정 구간에 대한 재산세율 인하 정책과 더불어 다양한 공제 혜택이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선을 그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말 개정된 지방세법에 따라 올해부터 공시가격 6억원 이하 1주택자에 대한 세율은 3년 동안 0.05% 포인트 인하됐다. 공동주택 중 공시가격 6억원 이하 비중은 92.1%로, 국민 대부분은 오히려 전년보다 재산세 부담이 적어진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이에 더해 ‘세 부담 상한제도’에 따라 전년 대비 증가폭이 연 5~10%로 제한돼 공시가격 상승효과가 모두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건보료 부담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월 보험료 증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지역가입자 보험료 산정 시 재산 공제를 500만원 추가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는 “전체 지역가입 세대의 89%인 약 730만 지역가입세대의 보험료 부담이 평균 약 2000월 인하됐다”고 강조했다. 또 오는 2022년 7월부터는 건보료 2단계 부과체제 개편으로 지역가입자 재산 보험료 부담이 더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강보험 피부양자에서 탈락하는 경우도 약 0.1% 수준으로 매우 적다고 한다.


이처럼 정부는 공시가격 상승에 따르는 연쇄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장치를 마련해둔 상황이다. 향후 몇 년 동안은 세율 인하·공제 등 정책이 병행될 수 있지만, 이러한 정책 효과가 끝난 뒤에는 국민 부담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정부 관계자는 “공시지가 상승에 따르는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조세특례제한법·지방세특례제한법 등을 재조정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인 방향에서는 공시제도와 조세정책 간 분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애초에 두 정책이 추구하는 목표가 판이하다는 것이다. 장경석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조세정책은 조세평등주의에 바탕을 둔 조세 정의 실현을 목표로 하지만, 부동산가격 공시제도는 객관성과 정확성을 목표에 둬야 한다”며 “국토교통부는 가격산정의 객관성을 확보하는데 업무의 초점을 두고, 부동산가격을 활용해 세목별 세액을 결정하는 것은 기획재정부와 국세청 등 재정 및 조세 정책의 영역으로 남겨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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