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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서/유성열]尹 선대위 콘셉트는 ‘의리’가 아닌 ‘혁신’이어야

유성열 정치부 기자
“우리 선대위의 콘셉트는 의리야, 의리.”

최근 국민의힘 관계자가 윤석열 대선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를 두고 이런 얘기를 했다. 식사 자리에서 농담으로 한 말이었지만 가볍게 들리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또 “프로야구팀에 비유하자면 한화 이글스와 비슷하다는 말도 나온다”며 “한화 이글스보다 성적이 좋아야 할 텐데 걱정”이라고 했다. 프랜차이즈 스타와 노장 선수들을 잘 챙기는 것으로 유명한 한화 이글스는 마니아층이 두꺼운 반면 우승은 1999년이 마지막이다.

현재 국민의힘 선대위는 한화 이글스 못지않은 분발이 필요하다. 윤 후보가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하려 했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전격 수락하면서 김종인 김병준 김한길의 ‘3각 체제’로 대선을 치르려는 윤 후보의 구상이 완성됐지만, 비정치인 전문가 그룹 영입 등 ‘혁신 인선’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이준석 당 대표가 윤 후보와의 갈등을 이유로 선대위 활동을 거부한 채 지방으로 잠행하면서 선대위는 풍전등화의 위기에 몰렸다. 대선을 앞두고 후보와 당 대표가 갈등을 빚는 초유의 상황에 직면한 것. 양측의 갈등은 윤 후보와 이 대표가 3일 만나면서 극적으로 봉합됐으나 선대위 운영 방향에 따라 언제든지 재연될 수 있다는 게 문제다. 국민의힘 당내에선 “당 대표로서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란 비판과 함께 “윤 후보가 이 대표의 선대위 쇄신 요구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동시에 나온다. 윤 후보는 현 정권에 실망한 진보 세력과 중도층까지 한데 모아 정권교체를 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선대위 인선을 보면 그런 의지가 정말로 있는 것인지 물음표가 찍힌다. 선대위 주요 보직에는 낯익은 야권 정치인들의 이름이 가득하고 ‘조국 흑서’ 공동저자인 권경애 변호사와 김경율 회계사가 공동선대위원장으로 거론됐지만 현실화되지 못했다.

무엇보다 윤 후보 주변에선 “아직도 검사 인사 스타일을 버리지 못한 것 같다”는 말이 흘러나온다. 선대위의 한 관계자는 “후배가 실수를 하더라도 바로 책임을 묻기보다는 감싸 안고 가는 게 윤 후보의 성격”이라고 말했다. 측근들은 윤 후보의 장점 중 하나로 이런 ‘의리의 리더십’을 꼽기도 한다.

실제 윤 후보는 경선 캠프 종합상황실장을 맡았던 장제원 의원이 아들 논란으로 물러나겠다고 하자 이를 반려했고, 장 의원이 재차 사의를 표하고 나서야 수용했다. 윤 후보는 장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다시 중용하려 했지만 김종인 전 위원장과의 갈등설이 제기되자 뜻을 굽혔고, 장 의원 스스로가 “후보 곁을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딸의 불법 채용 문제로 유죄 판결을 받았음에도 선대위 직능총괄본부장에 임명됐던 김성태 전 의원 역시 논란이 커지자 스스로 물러났다. 지금 야권 지지자들이 윤 후보에게 원하는 것은 ‘의리’가 아닌 ‘단호함’이다. 그래야 선대위 콘셉트를 ‘혁신’으로 삼을 수 있고, 유권자들의 마음을 열 수 있다.

유성열 정치부 기자 r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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