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미 요소에 열광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통칭)를 겨냥한 유통업계의 마케팅이 점차 게임과 접목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인기가 이어지고 있는 MBTI식 테스트와 온라인 방탈출 등이 대표적이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G9는 3월 한달간 ‘방탈출 게임 시즌2’를 운영한다고 2일 밝혔다. 지난해 11월 처음 선보인 비대면 방탈출 게임이 한달간 7만여명이 참여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자 이번에 시즌2를 진행키로 했다.
밀폐된 공간에서 단서를 찾아 문제를 해결하는 방탈출의 요소를 그대로 가져오되 게임이 이뤄지는 공간은 인스타그램으로, G9 공식 인스타그램 메인 계정에 띄워진 이미지들을 클릭해 게임을 진행하는 식이다. 주어진 힌트를 조합해 정답을 유추하고 최종 3개의 황금열쇠를 찾으면 경품을 제공한다.

편의점 CU는 대구은행과 손잡고 지난달 25일부터 삼일절을 기념한 인스타그램 방탈출 게임 ‘1921년, 당신의 임무는 무엇입니까’를 운영하고 있다. 이용자가 100년 전 활동한 가상 독립운동단체의 단원이 되었다는 설정을 토대로 밀사와 접선하기, 밀령 수행지 암호 알아내기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암호를 풀도록 했다. CU에 따르면 이날까지 약 22만명이 방탈출 게임을 즐긴 것으로 확인됐다. CU 관계자는 “편의점의 주 소비층인 2030세대가 흥미를 가질 수 있는 방탈출이라는 요소를 접목해 소비자 참여를 높이고 캠페인의 의미도 더 잘 전달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집콕생활이 길어지면서 MZ세대를 중심으로 크게 유행한 MBTI식 테스트 등의 심리테스트는 여전히 여러 업체가 내놓으며 MZ세대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날 AK플라자가 운영하는 AK몰은 뷰티전문관 ‘샤샤뷰’를 오픈하면서 ‘나랑 꼭 닮은 뷰티 브랜드 찾기’ 테스트를 함께 진행한다고 밝혔다. MZ세대 여성 고객을 타깃으로 하는 만큼 이들이 흥미로워하는 테스트를 진행해 관심을 높이고 또 그 정보를 바탕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게임 요소를 접목한 마케팅들은 MZ세대의 관심을 끌며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낸 경우가 많았다. 지난 1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가 진행했던 ‘일상재질 테스트’는 약 3주간 25만여명이 테스트에 참여했는데, 해당 기간 자주의 온라인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6%나 증가했다. 이중 2030세대의 참여 비중이 80%에 달했다.
소비자의 참여가 기부로 이어진 경우도 있었다. 지난해 11월 소비자들 사이에서 크게 화제가 되며 140만명이 참여했던 ‘꽃 MBTI 테스트’를 진행한 프리미엄 셀렉트샵 LU42는 테스트를 통해 조성한 코로나19 극복 지원금 1억원을 서울대병원 발전후원회에 전달했다. 이밖에도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같은 배달앱도 주문자의 성향을 두 글자의 배달패턴이나 음식에 비유해 보여주는 테스트를 진행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는 재미 요소에 열광하는 ‘펀슈머’ 성향이 강하다”며 “게임과 같은 마케팅을 통해 MZ세대의 참여도를 높이고 브랜드를 다시 한 번 각인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