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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영어 중심 팝시장 뒤흔든 '아미'의 번역 품앗이

[조선일보 100년 기획 - 말모이 100년, 다시 쓰는 우리말 사전] [3] 한글 흥행 주역이 된 K팝

국적 다양한 10~50대 팬들 주축… 가사 번역, 우리말맛까지 설명


직접 읽고 노래 부를 수 있게 한글 발음을 영문으로 표기도

한국어가 세계 팝 시장의 공통어가 되기까지는 방탄소년단 팬 아미(ARMY)들의 공이 컸다. 한글로 가사를 쓰는 BTS 덕분에 트위터에는 BTS 자료를 영어로 번역하는 계정이 탄생했다. 번역 계정을 활발히 운영하는 아미들은 세계적으로 20여명 정도. BTS가 트위터에 문구나 노래, 영상을 올리면 실시간으로 영역해 올린다.

미국 뉴저지에 사는 안예진(20)씨는 24만명이 팔로하는 트위터 번역 계정 '스포트라이트'를 운영한다. 안씨는 "'수고했어요' 같은 단순한 한국말도 영어엔 딱 맞는 말이 없어서 복잡하게 설명해야 한다"며 "멤버들이 신조어나 유행어를 쓰면서 대화하는 경우 그 표현을 어떻게 그대로 살릴지 고민한다. 그럴 때마다 한국어가 지닌 방대한 표현력에 놀란다"고 했다.

'방탄 섭스(Bangtan Subs)'를 운영하는 'bts 트랜스(bts-trans)'는 148만 팔로어를 가진 규모가 가장 큰 번역 계정. 김예인씨를 비롯 운영진 15명이 꾸려나가는데 번역뿐 아니라 사투리나 지리적·역사적 배경까지 일일이 설명을 붙인다. '가시나야 니는 어데서 왔노' 같은 가사는 경상도에 대한 추가 설명을 달고, '삼포세대, 오포세대' 같은 가사에는 우리나라의 사회적 문제나 현상 등을 번역 옆에 덧붙인다. BTS가 구어체로 사용하는 '~했당' '그랬어용' 같은 말투엔 '~ng'를 붙인다. 멤버들이 '아이 러브 유'를 '알라븅'으로 적으면 'I lub yooong'으로 바꾸는 식이다.

'bts 트랜스' 운영진의 연령대는 10~50대까지 다양하다. 국적도 한국, 미국, 프랑스, 싱가포르, 대만, 인도, 루마니아 등 제각각. 루마니아 국적인 린느씨는 "몇 년 동안 한국어를 독학해 번역에 참여한다"고 했다. 인도에 사는 아디티씨는 "지난해 한국에서 10개월간 어학연수 했다"며 "방탄 덕분에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관심이 생겼다"고 했다. 한글 가사를 직접 읽고 부를 수 있게 발음을 영문으로 표기한 계정도 많다. '왜 내 맘을 흔드는 건데'를 'Wae nae mameul heundeuneun geonde'로 적어준다.

번역하는 아미들은 영어 중심의 세계 팝 시장을 뒤흔들었다. 한국어, 한국 문화를 알아야 말이 통하는 시장으로 바뀐 것이다. 'BTS와 아미컬쳐'를 펴낸 이지행 문화연구자는 "BTS가 한국어로 노래하면서 주류 언어와 비주류 언어 사용자의 처지가 역전됐다"며 "팬 번역가들은 BTS와 외국 팬들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이 돼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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