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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사로 7년간 맹훈련…민생 경험없는 윤석열과 다르다"

◆ 대권주자 릴레이 인터뷰 ④ / 원희룡 제주도지사 ◆

대담 = 이상훈 정치전문기자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내년 6월로 예정된 지방선거에 불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배수의 진을 치고 내년 3월 대통령선거를 정조준하고 있다. 그러나 지지율은 아직 미약하다. 지난달 28일 서울 국회 앞에 위치한 제주도청 서울본부에서 그를 만났다. 원 지사는 "개혁에 행정 경험이 융합돼 묵직해졌다"며 "내 자신의 비전을 앞세워 값어치를 증명해내겠다"고 강조했다. 야권 대선주자 지지율 1위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서는 '청소의 최강자'라고 평가했다. 다만 원 지사는 "대통령 업무는 불공정 청소에만 있지 않다. 민생·미래·통합까지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준비가 돼 있느냐고 견제구를 날린 것이다. 이하 일문일답.

―내년 지방선거 도지사 불출마를 선언했다.

▷대선 경선을 해보고 안 되면 도지사 선거에 또 나간다는 옵션을 스스로 차단했다. 통상 레임덕을 피하기 위해 최대한 결정을 미룬다. 그런다고 막아지나. 제주도의 다음 리더가 나라는 생각을 지우고 더 큰 그림을 위해 혁신을 고민하고 감수하자고 생각했다.

―대선 도전에 배수진을 친 것인가.

▷인생은 늘 배수진이다. 어려운 일을 정면 돌파할 때는 더욱 그래야 한다.

―구체적인 사퇴 시기는.

▷지금은 전국이 코로나19로 위기 상황이다. 광역자치단체장으로서 책임이 무겁다. 조금 더 논의하고 시기를 고민하겠다.

―제주지사란 위치가 대선 도전에 불리하지 않은가. 아무래도 중앙정치와는 멀어졌다.

▷3선 국회의원을 하는 동안 보수정당 소장개혁파로 인식됐다. 그런데 제주지사란 다른 역할을 맡다 보니 소위 중앙정치 무대에서 사라졌다. 존재감이 희석되는 기간이었다는 건 솔직히 아쉽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 인지도가 제로에 가깝다. 40·50대 지지율은 다른 주자와 비교했을 때 밀리지 않는데 말이다. 하지만 그동안 행정 경험이 더해졌다. 더 묵직한 존재감으로 값어치를 증명하겠다.

―그만큼 다른 주자들보다 준비를 더 잘했다는 의미인가.

▷여의도에서 국회의원만 했으면 가질 수 없는 것이 바로 행정 경험이다. 대한민국의 현안이 그 속에 다 있다. 제주에선 우스갯소리로 '대한민국 통치하는 것보다 제주지사 하는 게 더 어렵다'고도 한다. 모래주머니를 차고 달리는 듯한 아주 강한 훈련을 받고 있다.

―그런데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원희룡 하면 좋든 나쁘든 떠오르는 (이미지의) 농도가 약하다. 이것은 한계인 동시에 가능성이다. 앞으로 나의 비전을 집중적으로 보여드리면 국민이 다른 판단을 내릴 거라고 본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야권 주자가 안 보인다'고 했는데.

▷분발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아직 누구도 민심을 제대로 읽고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니까 더 잘하란 의미다. 정부 실정에 대한 반사이익으로 집권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실력과 비전을 국민에게 보여주라는 뜻이다.

―야권 지지율 1위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어떻게 평가하나.

▷윤 전 총장이 검찰 권력을 내 편, 네 편 가르지 않고 쓴 것에 대해 국민이 통쾌해한다. 불공정·위선에 진저리가 났는데 법적으로 이걸 청소하니까 지지율이 나온다. 그런데 대통령 업무에는 청소만 있지 않다. 무엇보다 더 큰 과제는 민생·미래(비전)·통합까지 챙기는 것이다. 윤 전 총장이 시작은 강하지만 아직 판단이 필요한 영역이 최소 3개는 더 있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청소의 최강자'는 통합에는 맞지 않을 수 있다. 국민 요구를 담아낼 수 있는지 본인이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국민의힘에 합류할 것으로 보나.

▷결국 어떻게든 함께해야 한다. 가을에 리그전(당내 경선)을 할 건지, 겨울에 코리안 시리즈(최종 단일화)를 할 건지의 차이다. 진보와 보수 양쪽 진영이 다 무너지지 않는데 제3지대가 끝까지 가는 건 역사상 전례가 없었다.

―국민의힘이 최근 탄핵 문제로 내홍이 있었는데.

▷지금 국민이 분노하는 문제가 한두 개인가. 재보선이 끝난 후 첫 번째 대정부질문에서 굳이 사면을 1순위로 물었어야 할까. 좀 답답하다. 이러니까 국민이 '누구(김종인) 빠지니까 정신 못 차리는구나'라고 생각하는 거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한 입장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은 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그 얘기를 할 때가 아니라는 거다. 국민의힘이 먼저 사면 화두를 꺼내고 사정할 이유는 전혀 없다. 안 그래도 문재인 대통령이 야권 분열을 위해 조만간 사면할 생각이 많아 보이는데….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당권 경쟁이 한창이다.

▷당 대표를 초선이 할 거냐, 중진이 할 거냐. 이건 둘째 문제다. 가장 중요한 건 민심을 잘 읽고 담아내는 지도부를 뽑는 거다. 과거가 아닌 미래로 가도록 당을 이끄는 사람이면 초선 아닌 0선이라도 상관없다.

―김종인 전 위원장의 역할은 앞으로 더 있을까.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다. 다만 걷는 연습을 영원히 안 할 수는 없다. 젖을 떼고, 걸음마를 배워야 한다. 정 안 되면 몰라도 일단은 자강해야 한다.

[정리 = 이희수 기자 / 사진 =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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