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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비우는 김정은… 2인자 최룡해가 ‘공백’ 메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로 떠나면 내부 단속은 노동당 조직지도부와 국가보위성, 인민보안성, 북한군 총정치국 등 권력기관이 담당하게 된다. 최고지도자의 공백은 조직지도부장으로 ‘2인자’ 지위를 확고히 한 최룡해(사진) 노동당 부위원장이 메울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부재 중 북한 내부에서 급변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극히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노동당 조직지도부는 당 간부 지도·검열, 국가보위성은 방첩과 사상 감시, 인민보안성은 치안, 군 총정치국은 군부 통제 역할을 맡는 기관이다. 이들 중 가장 막강한 곳은 조직지도부다. 북한 고위 간부는 소속과 관계없이 전원이 당원이어서 조직지도부의 감시 대상에 들기 때문이다. 조직지도부는 부장 최룡해는 물론 실무를 총괄하는 실세 조용원 제1부부장 등 핵심라인이 모두 김 위원장의 최측근으로 채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2012년 집권 이후 수년간 북한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으며 내부 통제에 공을 들였다. 2012년 이영호 북한군 총참모장 숙청에 이어 2013년에는 최대 정적이던 고모부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을 처형했다. 2015년에는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을 회의 중 졸았다는 이유로 처형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런 과정을 거쳐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의 인사들을 배제하고 자기 사람들을 요직에 앉혔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잠시 자리를 비우더라도 북한 내부에서 쿠데타 같은 급변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은 전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은 이미 1960년대부터 1인 독재와 주민 상호 감시체제 구축을 본격화했다. 여기에 더해 김 위원장 자신도 한동안 내부 단속에만 집중하면서 북한에는 최고지도자에게 반기를 들 만한 세력이 전무한 상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4일 “북한 고위 인사들은 모두 김 위원장 사람들로 정리가 됐다. 김 위원장과 다른 생각을 가진 노선이 있다고 보는 건 곤란하다”며 “북한은 권력 서열이 매우 명확한 곳이다. 최고지도자의 출타를 대비한 시스템은 기본으로 갖춰져 있으며 평소 운영 방식과 큰 차이가 있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해외출장 중 급변사태가 일어난 사례는 1956년 ‘8월 종파사건’이 유일하다. 김일성 주석의 동유럽 순방을 틈타 ‘소련파’와 ‘연안파’가 정권 전복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2004년 용천역 폭발 사고가 방중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던 김 국방위원장을 노린 암살 시도였다는 설도 있으나 확인된 적은 없다.

북한 군부 서열 1∼3위인 총정치국장, 총참모장, 인민무력상이 한꺼번에 교체된 게 북·미 정상회담을 대비해 군부 내 온건파를 우대한 조치라는 주장이 나오지만 이 역시도 설익은 분석이라는 지적이 많다. 북한군에 ‘강경파’와 ‘온건파’ 등 파벌이 존재한다는 시각부터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대북 소식통은 “이명수 총참모장과 박영식 인민무력상 모두 취임한 지 오래됐고 지나치게 고령이었다”면서 “4개월 만에 교체된 김정각 전 군 총정치국장은 체제 충성도는 높지만 실무능력이 떨어져 이전 보직들도 장기간 맡지는 못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교체설이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세 사람을) 한꺼번에 교체했다면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익명의 미국 고위 관리는 로이터통신에 “세 사람 모두 바뀐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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