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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SNS로 골목맛집 찾고 옷사…스타벅스·나이키도 역세권 떠나

◆ SNS가 상권지도 바꿨다 ◆

넘쳐나는 외국인 관광객과 20대 젊은이들로 `꺼지지 않는 상권`이라 불렸던 서울 용산구 이태원 상권이 위기를 맞았다.

인터넷에 이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중심의 모바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의류·신발 등 패션 중심의 대로변 상권을 집어삼켰다는 분석이다.

특히 빈 상가 대부분이 의류·신발 등 수익률이 높고 장기 임대가 이뤄지는 패션 분야 업종이었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 맞춤양복 전문점인 `해밀톤 셔츠` 등이 대표적이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들은 한목소리로 SNS 시장 확대를 이태원 패션·의류 상권 쇠퇴의 원인으로 꼽았다. 소비자들이 수십만 명의 팬을 보유한 인플루언서(SNS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유명 일반인)가 추천하는 옷을 공유하고 온라인 쇼핑을 통해 직접 구입하는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오프라인 매장들이 설 곳을 잃었다는 것이다. 이태원에서 10년 넘게 공인중개업을 하고 있는 A씨는 "온라인 쇼핑이 활발했던 3~4년 전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지만 SNS나 모바일을 통한 쇼핑으로 넘어간 소비 트렌드가 오프라인 매장에 직격탄을 날렸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이 발행한 `온라인 거래의 증가가 지역 소매업체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인구·성장률·물가·환율 등 다른 조건이 같다는 가정하에 온라인 거래액이 100억원 증가할 경우 일반 점포는 8.22개씩 감소한다. 이랜드, LF 등 패션업체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줄이고 유명 인플루언서들과 함께 SNS 마케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SNS 마켓은 임대료, 인건비 등 고정비가 상대적으로 덜 들기 때문에 소비자 가격을 보다 합리적으로 책정할 수 있다. 이 같은 장점이 가성비를 꼼꼼히 따지는 밀레니얼 세대 트렌드에 부합한 것도 오프라인 매장의 입지가 좁아지는 결과를 낳았다.

이태원에서 30년째 부동산중개소를 운영 중인 B씨는 "대로변 건물들의 경우 2년 전만 해도 33㎡(약 10평)당 권리금이 2억원대였으나 최근엔 1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며 "그럼에도 세입자들은 33㎡당 700만~800만원의 월세를 감당할 만한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판단해 들어오길 꺼린다"고 말했다.

달라진 외식 문화도 이태원 역세권 상권에 영향을 미쳤다.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밀레니얼 세대들은 대로변보다 숨어 있는 골목 맛집을 찾아다니고 SNS에 이를 공유하는 데서 재미를 느낀다. 분위기와 맛 등을 모두 고려해 식사할 곳을 미리 정한 뒤 방문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이다. 누구나 알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가게일수록 매력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특히 대로변보다는 한 블록 뒤에 있는 음식점을 선호하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 대로변은 비싼 임대료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정비 부담 등으로 시세가 전반적으로 높게 형성돼 있는 편이다.

만남의 형태가 바뀐 것도 역세권의 이점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2010년대 초 스마트폰이 보편화되지 않았을 때만 해도 `이태원 ○번 출구에서 보자` 등과 같이 `역`을 중심으로 모임 장소를 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젠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앱)인 카카오톡을 통해 네이버 지도를 공유한 뒤 `이곳에서 만나자`는 식으로 약속을 잡는 것이 일반적인 형태로 자리 잡았다.

대로변의 접근성이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된 데에는 배달 시장 성장도 영향을 미쳤다. 배달 앱 `요기요`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소재 레스토랑의 전체 주문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4배 증가했다. 맛집에 특화된 `요기요 플러스`는 같은 기간 약 3.5배 늘었다.

배달 앱 `배달의민족`도 올해 상반기 이태원동에서 발생한 주문 건수(즉시결제 기준)가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했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다양한 음식을 집 또는 회사에서 편히 즐길 수 있게 되면서 대로변 오프라인 매장의 지리적 위치가 힘을 잃었다는 분석이다.

한 이태원 부동산 관계자는 "2010년대 초반만 해도 상권이 `역`을 중심으로 형성됐기 때문에 이 일대 임대료가 비싼 편이었다"며 "임대료는 계속 오르는데 오프라인 점포에서 실거래가 이뤄지지 않으니 업체들이 사업을 지속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태원 부동산 관계자는 "3년 전에 어떤 사람이 이태원역 주변 용지를 구입했는데 여전히 공터로 남아 있다"며 "그 위에 건물을 새로 지으려면 몇 백억 원이 투입돼야 하는데 완공 후 세입자를 구하지 못할 수도 있어 어떻게 할지 결정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추동훈 기자 /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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