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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크림-크림치즈-오색 찐빵… 아버지의 옛날 빵집, 딸이 부안명물 제빵소로 키웠다

SNS 스타맛집이 된 ‘슬지제빵소’
김갑철씨, 퇴직후 5평짜리 빵가게… 수입 밀-팥 쓰다 점차 국산으로 대체
딸 슬지씨, 2030 겨냥 신제품 개발… 참뽕 가공 제품은 농기원 최우수상
‘단짠’ 소금커피까지 입소문 퍼져
오색 찐빵을 들고 있는 슬지제빵소 김슬지 대표(왼쪽). 가게는 2층 창밖으로 보이는 곰소염전의 고즈넉한 풍경이 일품이다. 슬지제빵소 제공
전북 부안의 곰소만에 있는 곰소염전은 단맛이 나는 소금으로 유명하다. 5월에 청정 자연인 변산반도 국립공원에서 곰소 쪽으로 날아오는 송홧가루가 염전에 내려앉을 때 만들어지는 송화소금은 뛰어난 품질을 자랑한다.

곰소염전에 거울처럼 비친 노을의 고즈넉한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슬지제빵소’는 요즘 부안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이다. 지역에서 나는 팥으로 만든 찐빵과 소금커피가 입소문이 났다. 부안읍내에서 20년 넘게 찐빵가게를 해온 아버지 김갑철 씨와 딸 슬지 씨가 함께 운영하는 제빵소다.

김슬지 대표(37)의 아버지가 부안읍내에 ‘슬지네찐빵’을 연 것은 2000년이었다. 공기업에서 일하다가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사태를 겪으며 회사를 퇴직한 김 씨는 퇴직금으로 대규모 양계장 사업을 하다가 망했다. 이후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부안읍내에서 5평짜리 찐빵가게를 열었다. 아버지는 딸의 이름을 간판에 내걸었다. ‘슬지’는 슬기롭고 지혜롭게 크라는 뜻에서 지어준 이름이다. 김 대표는 “자식의 이름을 걸고 정직하게 장사하겠다는 뜻에서 가게 이름을 정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처음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수입 밀과 수입 팥을 썼다. 그런데 점차 국산 밀과 팥 등 지역에서 나는 재료로 찐빵을 만들기 시작했다. “2004년쯤 부안에 핵폐기물 처리장이 들어온다는 소식을 듣고 지역 주민들이 일제히 반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버지가 먹거리도 건강하고 안전한 것으로 만들 수 없을까 고민했다고 해요.” 국산 농산물은 수입에 비해 재료비가 2~3배 비쌌다. 또한 기술적인 문제도 안고 있었다. 국산 밀은 수입 밀보다 글루텐이 부족해 모양을 만들거나 부드러운 식감을 내기 어려웠던 것이다. 아버지는 화학첨가물 대신 2007년 발효종과 발효액, 누룩 등을 사용하는 제조 방법을 개발했다. 이듬해엔 또 다른 핵심 재료인 팥도 국산화했다. 팥 앙금을 만들 때 부안의 특산물인 뽕잎을 삶은 물로 잡내를 없앴다. 김 대표는 가난한 집안 형편에 고교 졸업 후 바로 서울로 올라가 주얼리숍 등 안 해 본 일이 없었다. 25세가 돼서야 금속공예 전공으로 대학에 진학했다. 2013년 무렵 가게를 함께 꾸리던 어머니가 갑상샘암에 걸려 큰 수술을 하자 김 대표는 부모님을 돕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왔다. 결국 눌러앉은 그는 2015년 농업기술원의 농식품 가공 아이디어 경연대회에서 ‘참뽕을 이용한 팥 가공 제품’으로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때 받은 상금 1억 원을 종잣돈으로 곰소염전 앞에 팥 가공을 위한 반자동화 기기 시설을 갖춘 슬지제빵소 공사를 시작했다. 돈이 마련되면 공사를 진행하고, 또 멈추기를 반복하면서 2017년에 제빵소 문을 열었다. 김 대표는 우선 20, 30대를 타깃으로 한 제품 개발에 집중했다. 아버지가 만들던 전통 찐빵만으로는 젊은 세대의 입맛을 맞출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새롭게 선보인 생크림 찐빵, 크림치즈 찐빵, 오색 찐빵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입소문이 나면서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슬지제빵소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팥앙금은 전국의 호텔, 제과점을 비롯해 여름철 팥빙수를 파는 카페 등에 대량으로 납품된다. 2017년 오픈 당시 슬지제빵소의 매출액은 3억3000만 원. 지난해에는 15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김 대표는 바쁜 일과 속에서도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그가 지켜온 가장 큰 원칙은 ‘모든 재료를 지역에서 공수한다’는 로컬 푸드 전략이다. 지난해 슬지제빵소에서 사용한 국산 팥은 20t이 넘는다. 가격 변동이 심한 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인근 농민들로 팥 생산자단체를 조직해 계약 재배를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빵가게에서 곰소염전의 발효소금을 팔고, 곰소염전 창고에서 쓰던 나무를 가져와 카페 카운터 인테리어를 하기도 했다. 슬지제빵소의 명물인 ‘곰소 소금커피’는 아이스라테 커피에 흑당과 발효소금 시럽을 섞어 ‘단짠단짠’한 맛이 일품이다. 김 대표는 “우리가 형편이 어려울 때 지역 주민들이 아버지의 찐빵 집을 찾아주셔서 다시 일어났듯이 지역 주민이 생산한 농산물을 활용한 제품으로 상생의 길을 찾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농촌융복합산업인으로 선정됐다. 그는 “2대를 넘어 100년 가업(家業)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역에 뿌리를 박고 조심스럽게, 천천히, 원칙을 지키며 키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안=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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