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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中-러 2900㎞ 가스관 개통…시진핑·푸틴의 에너지동맹

중국과 러시아 간 밀월관계를 더 끈끈하게 만들어줄 에너지 연결고리 `시베리아의 힘` 가스관이 개통됐다. 중·러 협력의 물질적 기반이 탄탄해지면서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정치·경제 질서에 중·러 양국이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것이 외신들 분석이다. 특히 중국은 비싼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를 러시아 천연가스로 대체해 미·중 무역전쟁에서 유리한 지렛대를 확보하게 됐다. 러시아도 유럽에 의존하던 천연가스 수출 시장을 중국까지 확장함으로써 천연가스 가격 결정에 있어 더 강력한 힘을 보유하게 됐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러시아 시베리아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중국 동북 지역으로 공급하는 시베리아의 힘 가스관 개통식이 이날 열렸다. 개통식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TV 영상 연결을 통해 참석했다고 러시아 타스통신은 전했다. 시베리아의 힘 가스관은 길이 1800마일(약 2896㎞), 총사업비 550억달러(약 64조9220억원)에 달하는 거대한 인프라스트럭처 사업이다. 가스관은 시베리아 이르쿠츠크 코빅타 가스전, 극동 야쿠티아공화국 치얀다 가스전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를 중국 동북 지역까지 보내는 데 사용된다. 러시아는 이 가스관에서 중국으로 이어지는 지선인 `동부 노선`을 통해 연간 380억㎥ 천연가스를 30년 동안 중국에 공급할 예정이다.

러시아 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과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CNPC)은 2014년 5월 가스 공급 조건에 합의하고 같은 해 9월부터 가스관 건설에 들어갔다. 30년간 총 공급 계약 금액은 4000억달러(약 472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50억㎥ 천연가스 공급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연간 380억㎥를 수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양국은 몽골을 통과하는 `서부 노선` 가스관 건설도 논의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중국이 내년 세계 최대 가스 수입국이 될 것이며 2024년까지 세계 가스 수요 중 4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에 공급된 가스관은 2024년까지 중국 가스 수요 중 10% 정도를 공급할 것으로 추산된다.

시베리아의 힘 가스관 개통은 중국과 러시아가 힘을 합쳐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질서에 도전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WSJ는 해석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그동안 서로를 견제하며 미국과 각개전투를 벌여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가스관이라는 물리적 연결고리를 바탕으로 양국 밀월관계를 더욱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WSJ는 "옛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의 가장 중요한 에너지 사업인 시베리아 가스관은 미국에 각자 도전해온 2개 강대국 간 새로운 협력의 시대를 강화하는 물리적 연결고리"라며 "중국과 러시아는 수년간 경쟁한 끝에 세계 정치·무역·에너지 시장에 영향력을 미치는 경제·전략적인 파트너십을 확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에너지분석가였던 에리카 다운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중국과 러시아가 힘을 합치는 것은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질서에 대안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중·러가 중앙아시아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충돌할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양국 협상에 걸림돌도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이날 개통식에 양국 정상이 TV 영상 연결을 통해 참석한 것도 가스관 중요성을 방증한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0월 "중국은 에너지 자원이 필요하고 러시아는 그 자원을 갖고 있다"며 "이는 자연스러운 동반자 관계이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양국의 정치·경제 상황도 밀월관계를 더 끈끈하게 만들어주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세계 최대 가스 매장량을 자랑하는 러시아는 서방 국가들의 제재로 경제가 어려워지자 현금이 필요해졌다. 유럽에 의존하던 천연가스 수출 사업을 동아시아로 확장하는 것도 원했다. 중국 진출을 발판으로 유럽에 공급하는 천연가스 가격을 더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스관으로 시작된 양국 협력은 작년 중·러 합동 군사훈련까지 이어졌다. 러시아가 과거 소련 연방 국가들 외에 다른 국가를 군사훈련에 초청한 건 이때가 처음이었다. 작년 양국 무역 규모도 역대 최대인 1000억달러에 달했다. 올해 6월 중국 화웨이의 미국 수출이 금지당하자 러시아는 자국 5G 네트워크 협력사로 화웨이를 선택했다. 또 러시아는 달러 위주 경제에서 이탈하기 위해 외환보유액에서 중국 위안화 비율을 높이고 있다.

러시아 외환보유액에서 위안화 비중은 전년 5%에서 올해 14.2%까지 급증했다고 러시아 중앙은행은 밝혔다. 이에 따라 위안화를 기반으로 한 중·러 무역도 활성화됐다.

가스관 건설을 통해 중국이 북극에서 미국·캐나다와 벌이고 있는 항로·자원 확보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북극 지역에 영토를 갖고 있지 않은 중국은 북극에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러시아가 추진 중인 시베리아의 힘 북쪽 노선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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